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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정직하고도 사악한 남자

“배유정을 치려고요?” 내가 깜짝 놀라 배현우를 쳐다보았다.

그가 나를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코를 살짝 터치했다. “역시, 누구 것인지 총명하군요.”

“그럼 배유정과 이청원이 손을 잡으면 어쩌려고요? 괜찮아요?” 내가 떠보았다.

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청원이 그렇게 쉽게 손을 잡을 사람으로 보여요?”

배현우의 말이 맞았다. 늙은 여우나 다름없는 이청원은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나 계략이 깊은 똑똑한 사람이었다.

그가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당부했다. “만약 연락이 안 되면 메일을 보내요. 메일은 언제든 볼 수 있으니. 지금 대외적으로는 제 일을 위해 가는 거니까 배유정에게 통제당하지 않을 거예요.”

나는 정말 그를 보내기 싫었다. 배현우를 보지 못하면 난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할까.

“이청원이 허튼수작을 부린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해요. 최선을 다해 최대의 이익을 취해요. 절대 그를 위해 의리를 지키려 하지 마요. 이청원도 그럴 거니까. 본인의 이익만 생각해요.”

나는 묵묵히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사실 그것보다 마음이 너무 허했다. 이번에 가면 얼마 동안이나 떨어져 있을지. 그의 말로 유추했을 때 나는 그가 아주 오래 외국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럼 만일 배유정과 이청원이 정말 손잡는다면 어떡해요?”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왜냐하면 나는 배유정이든 이청원이든 모두 이익은 거절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

“그럼 혹시 제가 뭘 해야 할 게 있을까요?” 내가 또 물었다.

그가 고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여 나에게 키스했다. “있죠. 얌전히 예쁘게 기다리다가 저랑 함께 지내는거요.”

“...뻔뻔하네요. 저 진지하게 물어보는거거든요?...흡...”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자기 입술로 내 입을 막았다. 마치 열망을 다 쏟아내듯이 강한 입맞춤이었다.

이 남자는 정직하면서도 사악한 면이 있다. 이 상반되는 모습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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