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나는 퀭한 눈으로 겨우 정신을 차리고 침대에서 일어났고 신호연이 초췌한 나의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지아야, 너 어디 아파? 안색이 너무 안 좋네?”“네가 날 밤새 괴롭혔잖아. 몰라서 물어?”대충 얼버무리자 흠칫하던 신호연이 씩 웃으며 나를 껴안았다.“앞으로 술 마시지 말고 운동하자! 수면에 도움이 된대!”그의 말에 갑자기 구역질이 확 올라온 탓에 화장실로 달려가 콧물까지 흘려가며 토했고 신호연은 뒤에서 긴장한 얼굴로 내 등을 두드려 주며 말했다.“왜 이래? 나랑 같이 병원 가자!”“아니야, 몸이 살짝 피곤해서 그래. 당신이 콩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줘. 난 조금만 더 잘게!”난 신호연을 밀쳐내며 억지웃음을 보였고 그는 갑자기 나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침대에 눕힌 뒤, 이불까지 덮어줬다.“그럼 더 자. 딸은 내가 등원시킬게. 걱정하지 마. 혹시 많이 아프거나 불편하면 나에게 전화를 해. 알았지?”난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두 부녀의 소리가 점점 멀어지더니 현관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창가에 기대 신호연이 콩이를 차에 태우고 동네를 벗어나는 걸 확인했으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모든 게 예전처럼 평범하고 행복했으면 얼마나 좋을까?정신을 차리고 다급하게 나갈 준비를 했으며 평소의 옷차림과는 다르게 흰 티에 청바지, 그리고 머리를 깔끔하게 묶은 뒤, 모자를 푹 눌러썼다.진후 빌딩 맞은편에 있던 카페에 도착하여 빌딩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은 뒤, 빤히 빌딩 입구만 쳐다보았다.가장 멍청해 보이는 방법이지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하지만 3일 내내 카페에서 지켜보고 있어도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 난 신호연의 그림자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게 있었는데 신호연은 보통 지하 주차장으로 출입했으며 그곳에는 빌딩 로비로 통하는 통로가 있었다.4일째 되던 날, 점점 주의력이 분산되던 그때, 신호연이 핸드폰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빌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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