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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증거 수집

신호연이 딸을 데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난 이미 요리를 끝낸 상태였다.

“엄마, 저 다녀왔어요! 아빠가 저를 데리러 왔어요!”

콩이가 토끼 마냥 총총 뛰어와 나에게 말을 걸었고 그 앳된 목소리에 순간 눈시울이 붉어진 난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대답했다.

“우리 콩이가 제일 좋아하는 딸기 사 왔어!”

“와! 엄마 최고! 지금 먹을래요! 얼른 먹고 싶어요!”

방방 뛰던 콩이가 돌아서서 신호연에게 달려가 안기며 계속 졸랐다.

“아빠, 저 딸기 먹을래요!”

“그래, 그럼 일단 하나만 먹고 나머지는 밥을 먹고 나서 먹자!”

신호연이 딸기 한 알을 씻어서 콩이에게 건넸고 좁은 주방으로 들어오더니 뒤에서 나를 껴안으며 물었다.

“오늘 맛있는 거 왜 이렇게 많이 했어?”

마음이 너무 씁쓸했다. 이렇게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인데 한순간에 위기에 빠지다니.

“출장 다녀오느라 고생했잖아! 오늘 바빴어?”

난 피식 웃으며 덤덤한 표정으로 물었고 그는 나의 어깨에 기대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은 나는 팔꿈치로 그를 밀쳐내며 말했다.

“수저 챙겨, 얼른 밥 먹자!”

난 그의 스킨십에 헛구역질이 났다. 나를 안고 있는 이 순간에도 다른 여자를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의심됐다.

“한잔할래? 오랜만에 술을 마시고 싶네.”

식탁에 앉아 억지웃음을 보이며 그에게 묻자 신호연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되물었다.

“왜 갑자기 술을 마시고 싶어?”

“별다른 일도 없잖아. 당신 또 나갈 거 아니지? 맛있는 거 많이 했는데 분위기 있게 한잔해야지!”

대꾸를 하면서도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술이 약한 신호연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난 그에게 조금 따라주고 나머지는 내가 마셨다.

술이 어느 정도 취하자 우리 두 사람은 말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고 난 감개무량한 척하며 그와 옛 추억을 들먹였다.

내가 신나 보이자 신호연은 자신에게 술을 조금 더 따르면서 나에게 과음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결국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많이 마신 건 신호연이었다.

그를 침대로 부축했을 때 그는 이미 만취 상태였고 난 서둘러 딸을 씻기고 재운 뒤, 계획을 행동에 옮겼으며 심장이 쿵쾅거렸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난 그의 물건을 처음 뒤졌다. 이제 생각해 보면 그를 너무 믿은 나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았다.

신호연의 주머니와 지갑을 샅샅이 훑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고 그의 핸드폰도 찾았지만 지문 인식이 되어 있었다.

살금살금 그의 곁에 다가가 그의 손을 잡은 순간, 신호연이 갑자기 돌아눕더니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나를 빤히 쳐다보았고 그 모습에 난 온몸을 덜덜 떨었다.

“물…! 물 마시고 싶어…!”

신호연이 나를 보며 중얼거렸고 난 재빨리 그에게 물 한 잔 가져다주었으며 물을 벌컥벌컥 들이켠 그는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지문 인식을 풀자마자 다급하게 이것저것 뒤졌지만 통화 기록에는 다 아는 사람들이었으며 의심될 만한 전화번호가 없었다.

카톡도 훑어보았지만 요즘 연락한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왠지 평소에도 카톡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듯했다.

맨 위에 있는 카톡 대화를 열어보니 출장 갔다가 돌아온 날 들켰냐고 물었던 카톡이었고 그 한마디를 끝으로 더 이상 대화를 주고받지는 않았다.

프로필 사진도 설정하지 않았기에 이것만으로는 그 어떤 증거도 확보할 수 없었기에 그가 말한 것처럼 이 사람이 신연아가 맞는지 확인해 볼 방법이 필요했다.

사진첩에도 나와 콩이의 사진 몇 장 외에 신연아 사진만 두 장 있을 뿐 아무런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아무리 훑어봐도 이상한 구석 하나 없이 너무도 깨끗했기에 더욱 의심스러웠다.

이날 밤, 난 밤새 뒤척이면서 저 사람이 어떻게 한 치의 흔적도 남기지 않은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데스크 직원이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걸로 봐서는 회사 내부 직원이나 빌딩 직원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럼 대체 그 사모님은 누구지? 설마 내가 모르는 연락 방식이 더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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