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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한재석은 눈을 가늘게 뜨고 목숨을 구걸하는 배준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런 발바리 같은 녀석은 한재석이 가장 경멸하는 부류의 사람이었다.

“준영아... 남자로서의 존엄을 좀 지키면 안 되겠니?”

광기에 사로잡혀 머리를 조아리는 아들을 보며 유옥진은 철이 들지 않은 못난 철부지가 한심해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이내 참지 못하고 저주를 퍼부었다.

“빌어먹을 임지환, 재앙 덩어리 같으니! 이럴 줄 알았으면 절대 우리 집 문턱을 넘기지 못하게 했을 거야!”

“지금 와서 그게 무슨 소용이야? 이제는 임지환밖에 우리를 구해줄 사람이 없다고.”

배전무 역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여전히 어느 정도의 판단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납치 사건은 임지환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그 임지환이 올 수 있다면 배씨 가문은 구원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임지환이 목숨을 잃을까 봐 두려워 오지 않는다면 배씨 가문은 오늘부로 일가가 전멸하게 된다.

“아버지, 제정신이세요? 임지환 같은 쫄부에 기대느니 차라리 한 도련님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게 훨씬 낫죠. 한 도련님이 기분이 좋아지면 어쩌면 우리를 살려줄지도 몰라요.”

배준영은 말을 마치고 비굴하게 한재석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한 도련님, 우리 가족을 살려만 주신다면 앞으로는 동쪽으로 가라 하시면 절대 서쪽으로 가지 않을 겁니다.”

“너 같은 인간쓰레기는 내 반려견이 될 자격도 부족해!”

한재석은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배준영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나는...”

“한 도련님, 찾으라고 하신 사람들이 지금 막 도착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한쪽 팔을 잃은 노인이 빠르게 다가와 보고했다.

한재석은 그 말을 듣고 즉시 기분이 좋아져 웃으며 말했다.

“정 어르신, 빨리 그 사람들을 여기 데려오세요.”

정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 나갔다.

“이 여자는 남겨두고 나머지 셋은 지하실로 끌고 가!”

한재석의 명령이 떨어지자 경호원들은 배전무과 유옥진 모자의 울부짖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을 거칠게 끌고 지하실로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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