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를 뚫어버려!”추문철은 팔의 핏대를 세우며 고함을 질렀다. 체내의 혈기가 소용돌이치며 파도처럼 요란한 소리가 뿜어나왔다.이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조차 추문철이 전력을 다한 것이란 걸 알아챌 수 있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문철의 장창은 여전히 임지환의 방어를 깨지 못했다.“펑!”마침내 추문철의 손에 들려있던 운철로 만들어진 용운창은 굽어지는 낌새가 보이기 시작했다.“포기해, 넌 내 상대가 아니야.” 임지환은 쌀쌀한 말투로 일침을 날렸다.얼굴에 핏기가 일렁이는 추문철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미쳐 발광하는 사람처럼 위협했다.“내가 널 죽이지 못할 것 같아? 으악!”추문철의 목구멍에서 격렬한 외침이 터져 나왔고 용운창은 심각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쨍그랑!”이 힘이 극치에 달하자 임지환 앞에 있던 영기로 이루어진 방패는 마침내 우렁찬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하지만 추문철이 기뻐할 틈도 없이 거대한 충격파가 갑자기 그의 앞에서 폭발했다.“펑!”추문철은 줄이 끊어진 연처럼 터져버린 영기 충격파에 의해 멀리 날려갔다.이 무술 대가는 무척이나 난감하게 저택 마당에 사정없이 내팽겨쳐졌다.“임 선생님은 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도 무술 대가를 쉽게 이길 수 있군요.”진운은 이 보기 드문 놀라운 장면을 보며 충격을 받아 눈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임 진인은 진짜 천하무적이군요. 이건 뭐 무술 새내기도 아니고 무술 대가인데 개 패듯이 패는 군요.”오양산은 마른침을 삼키며 저도 몰래 욕설을 퍼부었다.짧은 교전이 끝난 후 오양산은 추문철이 자기보다 훨씬 강한 고수라는 걸 알아챘다.그런데 임지환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공격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추문철을 허공에 날려버린 것이다... 이건 오양산의 인지를 넘어서 이해할 수 없는 경지에 들어선 상황이다.이제부터 오양산의 눈에 임지환은 진정한 신령과 별반 차이가 없는 사람이다.“멍하니 서서 뭐해요? 저 영감이 죽었는지 확인하러 가야 하지 않겠어요?”임지환은 돌아서서 차분하게 말했다.
“쉬이익...”저택 전체에서 숨을 깊이 들이쉬는 소리가 들려왔다.임지환은 불굴의 기념비처럼 제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아무도 임지완이 내뱉은 말의 신빙성을 의심할 엄두를 내지 않았다.“넌 인제 그만 가 봐. 근데 무기는 두고 가야 해.”임지환이 단호하게 축객령을 내렸다.추문철은 임지환의 손에 들린 용운창을 보며 깊이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이 창은 내가 가장 아끼는 무기야. 원하는 게 있다면 이러지 말고 시원하게 밝혀.”“네 무기를 두고 가는 건 방금 무례하게 날 찾아온 죄에 대한 벌이야.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네 목숨도 쉽게 가져갈 수 있는데 굳이 이럴 필요가 있겠어?”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용운창의 손잡이를 어루만졌다.“방금 난 방심한 거였어. 근접 전투라면 네가 나를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야.” 추문철이 후회가 섞인 말투로 불만스럽게 말했다.“널 죽이지 않는 건 네가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 그렇다고 해서 내가 널 죽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거든.”말을 마치자 임지환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임지환은 몸을 빠르게 움직여 순간 이동이라도 한 듯 한순간에 몇 미터를 횡단했다.추문철이 반응했을 때 용운창의 창끝이 그의 목에 닿아 있었다.식은땀이 추문철의 이마에서 주르륵 흘러내렸다.추문철은 무술 대가의 경지에 들어선 후 처음으로 죽음의 기운을 느꼈다.게다가 자기를 이 곤경에 빠뜨린 사람은 이미 명성이 자자한 대사도 아닌 젊은 후배였다.이렇게 거대한 심리적 격차는 추문철에게 깊은 무력감을 안겨주었다.심지어 추문철의 무술에 대한 강인한 신념도 크게 흔들렸다.“날 여기서 죽여라! 네 손에 죽는 게 나중에 늙어 죽는 것보다 백 배는 낫겠어.”이 순간, 추문철은 십 년은 더 늙은 것처럼 초췌해 보였다.임지환과의 이 교전은 추문철의 무술 대가로서의 자부심을 완전히 부숴버렸다.“널 죽이지는 않겠어. 하지만 이 창은 두고 가. 네가 선천의 경지에 이르면 그때 다시 이 창을 가져가.”추문철의 예상과는
진운이 옆에서 분석하기 시작했다.비록 진운도 임지환의 방식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추문철을 진짜 죽여버린다면 분명 진용의 미친 듯한 보복을 불러일으킬 것이다.“무기에도 영혼이 있어요. 임 진인, 그 창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저에게 주세요.”오양산은 임지환의 손에 있는 용운창을 바라보며 군침을 꿀떡 삼켰다.“어르신은 이미 장홍검을 소유하고 있지 않나요? 이 창은 왜 필요한가요?”임지환은 진운을 향해 말했다. “진운 씨는 무술을 연마해야 하지 않나요? 이 창은 일단 진운 씨가 가지고 있어요. 추문철이 돌아오면 그때 돌려주도록 하죠.”말을 마치고 임지환은 오양산의 섭섭해하는 표정을 무시한 채 용운창을 진운에게 건네주었다.“감사합니다, 임 선생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진운은 용운창을 받으며 보물이라도 받은 듯 기뻐했다.옆에서 오양산은 부러움에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임지환만 없었다면 오양산은 어떤 수단을 이용해서라도 이 용운창을 차지했을 것이다....“진 도련님, 추 대사가 과연 임지환을 죽일 수 있을까요?”한재석은 산 정상의 별장 옥상 테라스에서 강화시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진용에게 물었다.잘라둔 쿠바 시가를 한 대 피우던 진용은 깊게 한 모금 들이마시고는 뭔가에 심취한 표정을 지었다.“대사도 각자 등급이 따로 있는 법이죠. 삼촌은 고대에 있었다면 분명히 천 명을 상대할 수 있는 걸출한 인물일 거예요. 그런 분이 임지환 하나쯤 죽이는 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을 거예요. 문제는 그 후에 이씨 가문과 우리 할아버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점이죠.”진운은 다리를 꼬며 말했다.한재석은 돌아서 경멸이 섞인 미소를 지었다. “사람이 이미 죽었는데 그들이 아무리 우리를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그것도 맞는 말이에요. 청룡타운의 땅은 내가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겠어요. 이 진성이란 녀석은 똑똑해서 외국으로 도망갔어요. 이 자식을 찾아내려면 꽤 고생해야겠네요.”청룡타운의 땅은 명목상으로는 여전히 진가 그룹이
성천 병원.“배지수, 여기서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거짓 자비를 베풀지 마. 네 물건을 챙겨서 당장 꺼져!”“네가 바로 재앙의 화신이야. 너 때문에 우리 오빠가 식물인간이 됐어! 이제 네 가족을 끌고 와서 우리를 조롱하려는 거야?”배전중과 배영지의 거친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형님, 그 말은 좀 지나쳤어. 지수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인국이 몰래 손을 쓰지 않았더라면 임지환을 자극할 일도 없었을 거잖아요.”배전무가 서둘러 딸을 변호했다.“큰아버지, 인국 오빠 일은 제 잘못이 맞아요. 하지만 제가 일부러 그런 건 정말 아니에요. 저도 진짜 억울해요.”배지수도 억울해서 참을 수 없었다.유옥진이 딸의 소매를 당기며 냉랭하게 말했다. “착한 우리 딸, 저분들이 우리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데 우리도 그만 진심을 보여주느라 애쓰자.”“누나, 저 사람들을 측은하게 생각하지 마세요.”배준영은 참지 못하고 나지막하게 투덜댔다. “저 사람들은 60억이라는 거금을 받았잖아요. 우리가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요.”“닥쳐!”배전중은 화를 이기지 못하고 배준영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형님, 왜 이러는 거예요?”배전무는 형님의 행동에 깜짝 놀라며 당황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왜 이러는 거겠어? 네 아들놈 입조심하라고 가르친 거야. 화는 입에서 나온다는 도리도 모르고 말이야. 그리고 너희들, 이 일이 이렇게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 그 60억은 이씨 가문의 일방적인 말뿐이야. 인국이 평생 깨어나지 못하면 너희를 절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 알겠어?”배전중은 이를 악물며 또박또박 말했다.“사람을 때리고도 당당하네요? 나중에 시아주버니 제사를 지낼 사람이 없을까 봐 우리 아들한테 화풀이하는 거예요?”아들의 편을 들어주려는 마음이 가득한 유옥진이 소리쳤다. 아들이 맞는 걸 보니 너무 가슴이 아파 참을 수 없었다.“뭐라고?”배전중은 유옥진을 살기 어린 눈빛으로 쏘아보며 말했다. “방금 네가 한 말, 그게 진심이야? 그 말 때문에 내가
배지수는 마치 불 위에 놓인 것처럼 속이 바질바질 타들어 갔다.“큰조카, 이제 그만 연기하고 얼른 지분을 내놔.”배전중은 배지수를 힐끗 보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안 그러면, 너희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장담 못 할 거야.”“큰아버지, 그게 무슨 뜻이에요?” 배지수는 얼굴이 굳어졌다.“내 가문의 후계를 끊었으니 내가 너희 가문을 멸망시킬 거야. 그깟 지분이 네 가족의 목숨보다도 더 중요해?”배전중의 눈에는 마치 야수와 같은 피의 광기가 서려 있었다.“그건...”배지수는 조급한 마음에 눈에 눈물이 핑 고였다.바로 그때, 문이 누군가에게 세차게 열렸다.한재석이 모두의 시선 속에서 문을 밀치며 들어왔다.“배 사장, 이렇게 지수 씨를 밀어붙이는 건 너무 비겁한 짓 아닌가요?” 한재석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 도련님, 이건 우리 배씨 가문의 집안일이니 끼어들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배전중의 표정이 살짝 변했지만 그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이 일이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왜 못 끼어든다는 거죠? 마음이 불편하고 불만이 넘치면 그 불만을 내게 털어놓으세요. 자기 가족을 괴롭히는 게 당신 실력이에요?”말을 마치고 한재석은 돌아서 배지수를 보며 말했다. “지수 씨, 안심하세요. 제가 있는 한 배 사장이 함부로 굴지 못할 겁니다.”한재석은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이 일은 자기가 책임지고 수습하겠다고 선언하는 것 같았다.“흥, 배지수, 너 운이 좋은 줄 알아. 한 도련님이 네 편을 들어주는 건 예상하지 못했어.” 배전중은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좋아, 지금 당장 네 지분 5%를 양도하는 계약서를 작성해. 그러면 이 일은 끝난 걸로 봐주지.”“큰아버지, 지금 한 약속을 꼭 지키시길 바랍니다.” 배지수는 이를 악물고 이 제안에 동의했다.5%의 지분이 적지 않지만 이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불안하면 지금 당장 계약서를 작성해. 우리도 여기서 계약서에 사인할 테니까.”배전중은
“내가 이렇게까지 공들인 이유는 다름 아닌 바로 그 잡놈 임지환을 처치하기 위해서죠.”한재석의 눈빛이 갑자기 미쳐버린 듯 변했고 눈에서 독기가 이글거렸다.조금 전까지의 모든 일은 한재석과 배전중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을 뿐, 목적은 단 하나였는데 바로 순리롭게 배지수에게 접근하기 위해서였다.배지수와 접근해서 우회적으로 임지환을 겨냥하는 것이었다.“한재석, 날 엿 먹이기 위해 이렇게 애를 썼다니, 정말 대단하군.”문이 갑자기 열리며 훤칠한 체형의 사람이 천천히 들어왔다.“임지환, 네가 왜 여기에 왔어?”한재석의 웃음이 순간 그대로 얼굴에 얼어붙었다.“원래는 이씨 가문을 대신해서 돈을 전해주러 왔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군.”임지환은 주머니에서 수표 한 장을 꺼냈다.그리고 배전중 부녀 앞에서 그 20억짜리 수표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임지환, 이게 무슨 짓이야?”배전중은 임지환이 수표를 찢는 걸 보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며 분노했다.임지환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엄두를 내지는 못했지만, 배전중은 임지환에게 귀싸대기를 두 대 정도 날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자기 가족을 팔아넘기는 너 같은 인간 말종은 불쌍하게 여길 필요도 없어. 괜히 와서 시간만 낭비했군.”임지환은 유감스러운 듯 고개를 저었다.이성봉이 수표를 작성해서 배씨 가문에 전해달라고 임지환에게 부탁했는데 뜻밖에도 여기 오자마자 한재석의 음모를 엿들을 수 있었다.“그럼 얘기를 잘 나눠 봐...”상황이 심상치 않자 한재석은 슬그머니 병실을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병실을 나서기 전에 임지환이 한재석의 어깨를 눌렀다.“한재석, 그렇게 서두를 필요 없어.”순식간에 한씨 가문의 도련님인 한재석은 어깨에 천근의 무게가 느껴지며 꼼짝 못 하게 되었다.“임지환, 여기는 병원이야. 여기서 일을 벌이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생각해 봤어?”한재석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럼 네가 판을 짜 배지수를 속일 때, 그 결과를 생각해 본 적은 있어?”임지환
한재석은 임지환이 이 정도로 대담할 줄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다. 피할 틈도 없이 임지환에게 뺨을 정통으로 얻어맞았다.“짝!”생생한 귀싸대기 소리가 병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너...”배전중은 큰 충격을 받고 멍하니 서서 말을 잇지 못했다.한재석의 뺨이 서서히 부어올라 얼굴이 잔뜩 찌푸려졌다. 한재석은 이를 악물고 차갑게 말했다. “임지환, 네가 정말 죽고 싶어 안달이 났구나!”“임지환, 너 한 도련님을 때릴 정도로 간이 부었어? 한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나 알아?” 배영지가 옆에서 겁주듯 말했다.임지환은 배영지를 힐끗 보고 유유하게 말했다. “말 안 해도 다 알아. 이 녀석이 한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걸. 그렇다고 해도 날 건드렸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해.”“하하, 어디서 허풍을 떨어? 네가 뭐라도 되는 것 같아? 넌 그저 이씨 가문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을 뿐이야. 근데 제아무리 이성봉이라 해도 한씨 가문을 건드릴 용기는 없어.” 배전중은 비웃으며 차갑게 말했다.“배씨 가문이 지금껏 제자리걸음인 이유가 바로 너 같은 병신들 때문이야. 내가 언제 이씨 가문의 덕을 봤다고 그래?”임지환은 귀를 후비며 눈앞에서 한마디씩 주고받는 부녀를 노려봤다.“말만 해봐야 소용없어. 네가 진짜 능력이 있으면 애당초 체면이고 자존심이고 다 버리고 배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기어들어 올 필요도 없었겠지.” 배전중은 경멸의 눈빛으로 쏘아붙였다.임지환이 배씨 가문과 관계가 끊어진 지 오래되었지만 배전중에게는 임지환이 여전히 배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보였다.“지금까지도 네가 얼마나 큰 오해를 하고 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구나.”임지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배전중 쪽으로 걸어갔다.“경고하는데, 허튼짓하려고 생각하지 마!”지금까지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배전중은 바로 당황하기 시작했다.한재석까지 때린 이 녀석이 또 어떤 선 넘는 사단을 벌일 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임지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배전중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난 이래
배지수는 감정이 격해져 원수를 대하는 것처럼 임지환을 노려봤다.“네 큰아버지가 반복적으로 널 해치려 했고 한재석과 짜고 널 속이려 했어. 내가 제지하지 않고 구경만 한다면 이 사람이 널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려 할지도 몰라.”임지환은 차분한 목소리로 조리 있게 설명했다.“지수야, 이 녀석의 헛소리에 넘어가지 마. 분명 이 녀석이 기회를 틈타 그동안 참아왔던 폭행을 저지른 거야. 이 자식은 나뿐만 아니라 한 도련님과 영지까지도 죽이려고 해.”배전중은 경악한 표정으로 해명하며 심지어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맞아요, 지수 씨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 임지환의 손에 죽었을 거예요.”한재석도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연기하는 것을 본 임지환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보아하니 내가 방금 너무 살살 다뤘나 보군. 아니면 너도 배인국처럼 만들어 줄까?”“임지환, 이제 그만둬! 아직도 성에 차지 않았어?”배지수는 임지환을 향해 소리쳤다. “내가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당장 여기서 나가! 그렇지 않으면 나도 옛정이고 나발이고 하나도 신경 쓰지 않을 거야.”그러고는 한재석을 향해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한 도련님, 걱정 마세요. 여기 일은 제가 알아서 수습할게요.”“지수 씨를 전적으로 믿을게요. 제가 볼 때... 임지환이 저에 대해 뭔가 오해가 좀 있는 것 같군요.”한재석은 일부러 임지환을 향해 가식적으로 사과하는 척했다.“전에 널 불쾌하게 한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할게.”한재석은 억울한 피해자 역할을 아주 생동하게 그려냈다.“연기는 괜찮은데 아쉽게도 아직은 발 연기야.” 임지환은 고개를 저었다.“임지환! 내가 예전에는 널 단지 무능한 남자라고만 생각했지만 그래도 인성은 바른 줄 알았어. 하지만 이제는 너에게 완전히 실망했어.”배지수는 쌀쌀한 표정과 혐오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임지환을 바라봤다.하지만 임지환은 전혀 개의치 않고 그 시선을 무시했고 빠르게 한재석 앞으로 다가가서 바로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