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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난 의학을 배우기 시작한 첫날부터 이 말을 마음속 깊은 곳에 신조로 새겨뒀어요. 만약 어르신이 내 말에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 의술로 나와 겨뤄봐도 좋습니다.”

임지환은 자신 있게 뒷짐을 지고 서서 말했다.

“할 말이 없네요. 나 오양산은 임 진인의 의술을 진심으로 인정합니다. 이제부터 임 진인이 나더러 동쪽으로 가라고 하면 난 결코 서쪽으로 가지 않을 겁니다.”

오양산은 무릎을 꿇고 부처님에게 절을 올리듯이 임지환을 향해 세 번 큰절을 올렸다.

“일어나세요. 앞으로 날 대신해 열심히 일하면 어르신을 절대 홀대하지 않을 겁니다.”

임지환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딩동...

바로 그때, 급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어르신, 먼저 방에 들어가 숨어 있어요. 어르신의 도움이 필요하면 내가 부를게요.”

임지환이 손을 흔들며 오양산에게 지시했다.

오양산은 머리를 끄덕이고 바닥에서 일어서 몸을 살짝 움직이더니 이내 홀에서 사라졌다.

오양산이 자취를 감추자 임지환은 그제야 유유히 문을 열었다.

날씬하고 아름다운 몸매가 임지환의 눈앞에 비쳤다.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이청월이 가죽 부츠를 신고 천천히 별장에 들어왔다.

“청월아, 매일 이렇게 시간을 딱 맞춰 날 찾아오려고 작정한 거야?”

임지환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도 네가 약속을 어기고 날 찾지 않을까 봐 이러는 거야. 요즘 세상에 너 같은 무술대가를 경호원으로 삼으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이청월은 익숙한 남자를 홀리는 미소를 지었다.

“나한테 뭔가 볼 일이 있어 찾아온 거잖아. 솔직히 말해봐... 오늘은 또 내가 뭘 도와주길 원해?”

임지환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문 가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다.

이청월은 살짝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 내가 너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온 걸 알았어?”

“나더러 경호원 일을 해달라고 온 거라면 이른 아침인 6시에 굳이 올 필요가 없잖아. 이렇게 일찍 찾아온 건 분명 개인적인 이유가 있을 거잖아. 안 그래?”

임지환은 유유한 말투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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