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환은 비웃었다.이 녀석에게 설명하는 것조차 귀찮았다.괜히 한 소리 들은 오강은 얼굴이 붉어졌다.마음속으로는 아주 불만스러웠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고작 입문 무사 주제에 감히 나한테 깝죽대? 천둥아, 내려라!”오양 상사는 손에 신비한 인결을 맺었다. 움직일 때마다 그의 옷자락이 바람에 휘날렸다.그는 가냘픈 몸으로 장도행의 주먹을 막아냈다.쿵!두 사람이 충돌하는 순간, 오양 상사 몸에서 묵직한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이어 장도행은 곧바로 몇십 미터나 밀려났다.두 사람의 대결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첫 대결에서 장도행은 완전히 패배했다.“내가 말했잖아, 오양 상사는 진짜 신선이시라고.”“알아들었으면 빨리 유란초를 내놓고 사죄해.”송승조는 이를 보고 뽐내며 말했다.‘오양 상사가 정말 대단하군!”“이건... 말도 안 돼!”“장 가주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렇게 완패할 리가 없어!”소태진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오강은 멀리서 오양 상사를 공포에 찬 눈으로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설마 이 오양 상사가 정말 신선이란 말인가?”무술 대가는 이미 무도의 최정상에 있는 인물이었다.오양 상사가 이렇게 쉽게 장도행을 물리쳤으니 그가 신선이 아니더라도 숨겨진 고수임이 틀림없다.“어르신, 괜찮으세요?”임지환은 장도행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그러자 장도행은 임지환 손에서 전해지는 순수한 기운을 느꼈다. 순간, 몸속의 뒤엉켰던 기혈이 순식간에 안정되었다.“몸은 괜찮아. 하지만 이번 싸움, 너무 억울하게 졌어!” 장도행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방금 오양 상사와 대결할 때, 그는 상대의 특별한 점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그러나 주먹을 날렸을 때, 마치 진짜 번개를 맞은 것처럼 손바닥이 저려왔다.지금도 손이 약간 마비되어 있었는데, 이는 절대로 가짜가 아니었다.상대는 정말로 송승조가 말한 것처럼 번개를 부르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사람은 뭐
“이건 무술에서 호표뇌음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무사들이 근력을 단련하기 위해 사용하죠. 임 대사님처럼 이걸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처음 봅니다.”장도행은 정신을 도사려 두 사람의 맞대결을 진지하게 지켜보며 어떤 디테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흥, 네 솜씨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야. 내가 세 걸음 안에 기필코 널 죽일 거라고 했는데 내 말이 농담으로 들려?”오양산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고 손의 공법이 변하기 시작했다.펑!오양산의 등 뒤에 있던 장검이 갑자기 칼집에서 빠져나와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임지환을 찌르려고 날아갔다.날카롭고 살기로 가득 찬 장검의 칼날에 숨 막힐 정도로 예리한 검기가 감돌고 있었다.“이건... 유검술인가? 아무리 임 대사님이라 해도 이건 위험할 텐데.”“내가 헛것을 봤는가? 유검술이 진짜 존재한단 말인가? 예전에는 죽어도 믿지 않았을 텐데.”“임지환이 과연 이걸 받아낼 수 있을까?”오양산의 검이 날아가는 순간, 모든 사람의 심장이 두근거렸고 극도로 긴장해졌다.오직 임지환만이 여전히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이 단단한 강철을 자를듯한 날카로운 칼 빛에도 불구하고 임지환은 피하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이게 유검술이라고?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임지환이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오양산의 유검술은 가장 기초적인 정도에만 머물러 있었고 공격력만으로 따지면 선천 강자의 기운 외부 방출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하지만 구경꾼들의 시선에서는 이 유검술이 진정한 신기술로 보였다.잠시 후, 칼 빛이 임지환의 눈앞까지 다가왔다.장검이 임지환의 목구멍을 찌르려는 순간, 임지환은 드디어 공격을 선보였다.그는 왼손에 유란초를 잡고 오른손은 검처럼 손가락을 모아놓았다.그러자 가벼운 영기가 임지환의 손끝을 맴돌았고 순식간에 오른손으로 오양산의 장검을 꽉 잡았다.이때 장검의 칼날은 임지환의 목구멍과 단 세 치만 남은 상태였다.오양산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이 상황에 혼이 빠져 멍한 상태로 굳어버렸다.다들 임지
“거만하기는 짝이 없구나. 네가 아무리 빠르다 해도 총알보다도 빠를 수 있을 거 같아?”오양산은 임지환이 송승조에게 집중하는 기회를 노려서 임지환한테서 벗어나 송승조 뒤로 도망쳤다.주먹싸움만 놓고 보면 오양산은 임지환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열심히 훈련한 유검술마저 임지환에게 손쉽게 잡혀버렸다.지금의 오양산은 더 이상 보일 수 있는 필살기가 없었고 한계에 이른 상태였다.“오양 상사, 이번에는 방심하지 마세요. 이런 눈에 뵈는 게 없는 거만한 사람은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이는 게 맞아요. 이런 거만한 사람의 끝장이 처참하다는 걸 세상 사람에게 알려야 합니다.”송승조는 오양산이 자기 옆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자신만만하게 까불대기 시작했다.“승조 씨, 오늘의 일은 여기까지만 하고 우리 너그럽게 저 사람을 용서해 줍시다. 오늘 당한 이 수모는 나중에 다시 돌려줘도 늦지 않을 것 같네.”오양산은 송승조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임지환의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 이만 물러나기로 작정했다.“있는 허세 없는 허세를 다 부리고 도망가려고? 세상에 이렇게 쉬운 일이 있을 수 있어?”임지환은 냉소를 지으며 차갑게 말했고 이내 바람처럼 휙 몸을 움직여 번개처럼 번쩍이는 듯한 걸음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오양산 앞에 나타났다.“자네 사람을 너무 업신여겨도 분수가 있지!”오양산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고 손에 든 장검을 휘둘러 갑자기 임지환을 찌르려고 시도했다.거대한 강이 역류하는 것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검기가 임지환의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이번에는 오양산이 더 이상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는 검술을 사용하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오직 살인을 목적으로 한 검술을 선보였다. “어르신, 실력이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되나요?”임지환은 가볍게 웃으며 몸을 살짝 돌려 장검을 쉽게 피했고 잠자리가 수면을 건드리고 날아오르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장검을 가볍게 눌렀다.그러자 순식간에 거대한 충격파가 장검을 한꺼번에 휩쓸었다.오양산은 호흡이 멎는 것 같았고 다시
이렇게 된 이상 장도행은 아무리 내키지 않아도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소뿔도 단김에 빼라고 지금 이 사람들을 측은하게 생각해서 살려둔다면 언젠가는 큰 재앙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임 대사가 손에 피를 묻히기 싫으면 내가 대신 할게.”귀족 자제인 오강의 눈에서 살기가 번뜩였다.송승조가 죽었으니 이젠 임지환에게 의지할 길밖에 남지 않았다.이 사람들의 목숨은 오강이 임지환의 슬하로 기어들어 가는 귀순용 도구로 사용하기에 너무나도 적절했다.“송승조를 죽인 건 이 자식이 날 죽이겠다고 자꾸 나댔기 때문이야. 나머지 사람들은... 굳이 손 댈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다들 알아서 가 봐.” 임지환은 손을 휘휘 저으며 선심을 베풀었다.“저희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임 대사님!”송승조가 데려온 검은 옷 일행은 순식간에 바닥에서 일어나 허겁지겁 산 아래로 도망쳤다.장도행은 아까 죽이려는 목적으로 이들을 공격한 건 아니었다. 이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죽은 척 연기를 한 이유는 목숨을 헛되게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다 겨우 이 무시무시한 장소에서 탈출해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아참, 어르신의 칼을 돌려드려야죠.”임지환은 오양산을 쳐다보며 그에게 손에 들고 있던 장검을 던졌다.대충 던진 것처럼 보였지만 장홍검은 오양산의 등 뒤에 있는 칼집에 정확하게 들어갔다.하지만 예상 밖으로 오양산은 허겁지겁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왜 아직도 가지 않죠? 송승조를 위해 복수라도 하려는 건가요?” 임지환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임 대사, 거 참 농담이 지나치군. 난 단지 송씨 가문이 청한 타국 손님일 뿐이야. 난 이 가문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정도는 아니야.”오양산이 웃으며 말했다. “근데 송승조가 죽었으니 나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게 뻔해. 그래서... 나도 내가 뻔뻔한 건 안다만 임 대사의 보호가 필요해서 아직 이 자리를 떠나지 못한 거라네.”이 말을 듣자 임지환은 웃음을 터뜨렸
능구렁이는 오백 년이란 시간을 들여서 용으로 변신할 준비를 하고 천 년이 지나면 드디어 용이 된다.이 낙하산 속의 능구렁이는 용으로 변신할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으니 일반적인 능구렁이의 범주에서 벗어나 이미 흉수가 되었다.“임 대사, 사실 우리 세 명이 손을 잡으면 그 능구렁이를 처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오양산이 손바닥을 비비며 기대에 찬 얼굴로 제안했다.“송씨 가문 두 번째 가주를 속였던 수법이 나한테 통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임지환은 오양산을 힐끗 보며 웃을 듯 말듯 미묘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낙하산 속의 보물 따위에 아무런 관심도 없어요.”“이걸 속임수라고 하면 난 무척이나 섭섭해. 속임수가 아니라 자그마한 제안을 한 것뿐이잖아. 근데 임 대사가 이 제안이 싫다면 그냥 없었던 얘기로 하지.”오양산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만 가슴 속에 품었던 희망은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다.오양산은 임지환의 힘을 빌려 낙하산 보물을 탈취하려 했다.하지만 임지환의 태도를 보니 모든 건 자신의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근데 이 산에 영맥이 실재한다면 나중에 내가 시간을 내서 한 번 살펴볼게요. 그때 낙하산 보물을 얻을 수 있을지는 어르신이 그 기회를 잡을 지 말지에 달려있겠죠.” 임지환이 덤덤하게 한 마디를 덧붙였다.영맥은 지맥의 눈보다 더욱 불멸의 옥초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게다가... 그 불멸의 옥초는 워낙 영맥을 의지하여 자라는 것이다.임지환이 단기간 내에 모든 실력을 회복하고 싶다면 그 불멸의 옥초는 분명히 많은 시간을 절약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로 작용할 것이다.“임 대사의 뜻이 이러하니 난 시름 놓고 임 대사의 지시만 기다리겠어.”오양산은 임지환의 말에 크게 기뻐하며 말을 이었다.“진짜 운이 좋게도 보물을 낚아챌 수 있다면 송씨 가문의 문제는 내가 알아서 잘 해결할게.” 임지환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임지환은 처음부터 송씨 가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에 송씨 가
그런 다음, 얼마 남지 않은 현옥고를 밀봉하여 임지환의 나무 상자에 넣었다.모든 일을 마치자 어느새 날이 밝았다.임지환이 침실에서 나오자 진무한은 긴장하고 초조한 표정으로 달려와서 물었다.“임 선생님, 진운은 상황이 어떤가요?”“걱정 마세요. 현옥고를 바르고 나면 최대 5일 안에 원래 상태로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임지환은 웃으며 대답했다.“이번에 진운이 죽은 고비를 넘긴 건 다 임 선생님 덕분입니다.”진무한은 감사의 뜻이 가득 찬 눈빛으로 머리 숙여 임지환에게 인사했다. 임지환은 진무한에게 있어서 절대적이고 무조건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다.“어르신, 거기서 반나절 살펴봤는데 어떤 결론이 났는지 한 번 말해보세요.”임지환은 머리를 들어 홀에 서 있는 오양산을 바라보며 슬쩍 물었다.그러자 오양산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별장은 풍수가 매우 좋고 이곳은 심지어 지맥의 눈이기도 해. 근데 아쉽게도...”“이분은 누구죠?” 진무한은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해 코와 얼굴이 퉁퉁 부은 오양산을 보며 터져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고 물었다.“항성에서 온 풍수사인데 잠시 여기에 머물도록 내가 허락했어요.”임지환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을 이었다.“저분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신비로운 척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니까요.”“어흠... 저는 구홍 도인 오양산이라고 합니다.”오양산은 가볍게 헛기침하며 뒷짐을 지고 고수의 분위기를 내느라 애썼다.얼굴의 상처가 뚜렷하지만 않았다면 진무한은 눈앞의 노인이 진짜 지상에 내려온 어느 신령님으로 간주할 뻔했다.“뭐라고요? 당신이 오양산 대사님이세요? 난 예전에 당신을 찾아뵙기 위해 항성에 세 번이나 다녀왔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어요. 근데 오늘 여기서 이렇게 대사님을 만나게 되니 너무 놀랍군요.”진무한은 흥분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이분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가요?” 임지환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진무한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문을 열었다. “오양산 대사님은 유명할 뿐만 아니라 항성 풍수쪽의 거물
그러자 공기 중의 영기가 임지환이 서 있는 방향으로 미친 듯이 모여들었다.임지환이 몇 번 숨을 들이쉬자 그 영기는 실체가 있는 안개로 변해 임지환의 몸을 감싸였다.마침 아침 햇살이 임지환을 비추어 신이 인간 세계에 강림한 듯한 아우라를 풍기게 했다.“이게... 영기를 안개로 변환하는 통현의 법인가? 임 대사는 이미 진인의 도를 터득한 건가?”오양산은 눈을 크게 뜨고 지금까지 없었던 존경하고 두려워하는 눈빛을 눈 속에 담았다.“어르신이 말하는 진인인지 가인인지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진법 배열을 하려면 최고 수준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점을 귀띔하고 싶었어요.”임지환은 영기로 만든 안개를 천천히 사라지게 했고 백옥대에서 천천히 내려왔다.방금 임지환은 의도적으로 오양산에게 경고하려고 남다른 능력을 보였다.오양산은 이후 반년 동안 이곳에 머물게 될 것인데 처음부터 오양산의 기를 눌러놓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면서 오양산이 천천히 외딴길로 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진인께서 말씀만 해주십시오. 그럼 이 몸이 반드시 최선을 다해 받들 겁니다.”오양산은 급히 머리를 숙이며 공손한 표정을 지었다.임지환이 방금 보여준 영기로 안개를 만드는 기술은 예상대로 오양산이라는 풍수 대가를 충격에 빠뜨리고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게 했다.“두 분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난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겠네요.”옆에 서 있는 진무한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려고 노력했다.“어르신, 딴 건 굳이 알 필요가 없고요.”임지환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 오양산 도사가 진법 배열에 필요로 하는 재료를 잘 준비해 주시면 됩니다.”“딴 건 모르겠지만 재료 준비는 시름 놓고 내게 맡겨 주세요.”진무한은 임지환의 설명을 듣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운의 상태가 많이 나아졌으니 난 내일 일찍 연경으로 돌아가겠어요. 그리고 진법 배열에 필요한 재료가 있으면 오양산 대사님은 언제든지 나에게 연락을 주세요.”진무한은 자기 명함을 꺼내어 오양산에게 건넸다.그러고는
“난 의학을 배우기 시작한 첫날부터 이 말을 마음속 깊은 곳에 신조로 새겨뒀어요. 만약 어르신이 내 말에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 의술로 나와 겨뤄봐도 좋습니다.”임지환은 자신 있게 뒷짐을 지고 서서 말했다.“할 말이 없네요. 나 오양산은 임 진인의 의술을 진심으로 인정합니다. 이제부터 임 진인이 나더러 동쪽으로 가라고 하면 난 결코 서쪽으로 가지 않을 겁니다.”오양산은 무릎을 꿇고 부처님에게 절을 올리듯이 임지환을 향해 세 번 큰절을 올렸다.“일어나세요. 앞으로 날 대신해 열심히 일하면 어르신을 절대 홀대하지 않을 겁니다.” 임지환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딩동...바로 그때, 급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어르신, 먼저 방에 들어가 숨어 있어요. 어르신의 도움이 필요하면 내가 부를게요.”임지환이 손을 흔들며 오양산에게 지시했다.오양산은 머리를 끄덕이고 바닥에서 일어서 몸을 살짝 움직이더니 이내 홀에서 사라졌다.오양산이 자취를 감추자 임지환은 그제야 유유히 문을 열었다.날씬하고 아름다운 몸매가 임지환의 눈앞에 비쳤다.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이청월이 가죽 부츠를 신고 천천히 별장에 들어왔다.“청월아, 매일 이렇게 시간을 딱 맞춰 날 찾아오려고 작정한 거야?” 임지환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나도 네가 약속을 어기고 날 찾지 않을까 봐 이러는 거야. 요즘 세상에 너 같은 무술대가를 경호원으로 삼으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이청월은 익숙한 남자를 홀리는 미소를 지었다.“나한테 뭔가 볼 일이 있어 찾아온 거잖아. 솔직히 말해봐... 오늘은 또 내가 뭘 도와주길 원해?” 임지환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문 가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다.이청월은 살짝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 내가 너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온 걸 알았어?”“나더러 경호원 일을 해달라고 온 거라면 이른 아침인 6시에 굳이 올 필요가 없잖아. 이렇게 일찍 찾아온 건 분명 개인적인 이유가 있을 거잖아. 안 그래?”임지환은 유유한 말투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