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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이렇게 된 이상 장도행은 아무리 내키지 않아도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소뿔도 단김에 빼라고 지금 이 사람들을 측은하게 생각해서 살려둔다면 언젠가는 큰 재앙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임 대사가 손에 피를 묻히기 싫으면 내가 대신 할게.”

귀족 자제인 오강의 눈에서 살기가 번뜩였다.

송승조가 죽었으니 이젠 임지환에게 의지할 길밖에 남지 않았다.

이 사람들의 목숨은 오강이 임지환의 슬하로 기어들어 가는 귀순용 도구로 사용하기에 너무나도 적절했다.

“송승조를 죽인 건 이 자식이 날 죽이겠다고 자꾸 나댔기 때문이야. 나머지 사람들은... 굳이 손 댈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다들 알아서 가 봐.”

임지환은 손을 휘휘 저으며 선심을 베풀었다.

“저희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임 대사님!”

송승조가 데려온 검은 옷 일행은 순식간에 바닥에서 일어나 허겁지겁 산 아래로 도망쳤다.

장도행은 아까 죽이려는 목적으로 이들을 공격한 건 아니었다. 이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죽은 척 연기를 한 이유는 목숨을 헛되게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겨우 이 무시무시한 장소에서 탈출해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아참, 어르신의 칼을 돌려드려야죠.”

임지환은 오양산을 쳐다보며 그에게 손에 들고 있던 장검을 던졌다.

대충 던진 것처럼 보였지만 장홍검은 오양산의 등 뒤에 있는 칼집에 정확하게 들어갔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오양산은 허겁지겁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왜 아직도 가지 않죠? 송승조를 위해 복수라도 하려는 건가요?”

임지환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임 대사, 거 참 농담이 지나치군. 난 단지 송씨 가문이 청한 타국 손님일 뿐이야. 난 이 가문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정도는 아니야.”

오양산이 웃으며 말했다.

“근데 송승조가 죽었으니 나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게 뻔해. 그래서... 나도 내가 뻔뻔한 건 안다만 임 대사의 보호가 필요해서 아직 이 자리를 떠나지 못한 거라네.”

이 말을 듣자 임지환은 웃음을 터뜨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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