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영과 유옥진 모자는 서로 눈을 마주쳤고 안색이 창백해졌다.‘임지환 저 병신이 정말 오늘 변신을 하는 건가?’아니... 절대 그럴 리가 없다!"대체 다들 어떻게 된 겁니까? 유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드리러 왔는데 왜 다들 나한테 오는 거죠?"임지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별로 기뻐하지 않는 모습이었다."아..."장도행도 눈치가 빠르고 노련하다 보니 바로 알아차렸다. 그는 아주 협조하는 모습으로 말했다."아, 맞네. 중요한 일을 잊고 있었네."유복주는 지팡이를 짚고 장도행 앞으로 걸어가 공손한 말투로 말했다."장 회장님, 어서 와서 자리에 앉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모두 젓가락을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말을 마치고 그는 임지환을 보며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지환아, 오늘 내 옆에 앉거라. 오늘 술 한 잔 함께 마시자!""뭐?"유 씨 가족은 모두 놀라서 넋을 잃었다.상석은 소항에서 제일가는 큰 인물들에게 남긴 것이고 심지어 유 씨 가족조차도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었다.임지환이라는 전 외손자 사위가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겠는가?"어르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당연히 따라야지요!"임지환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다들 자리에 앉게!"유복주는 손을 흔들고 메인테이블로 향했다.그가 자리에 앉고 나서야 현장에 있던 손님들이 차례대로 자리에 앉았다."저 녀석은 대체 무슨 운으로 메인테이블에 앉는 거야?"다른 테이블에 앉은 유기린은 화가 치밀어 올랐고 임지환이 유독 눈에 거슬렸다."아무도 널 벙어리라 생각하지 않을 테니 작작 좀 말해."유옥수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지수야... 저 임지환은 어떻게 장도행을 알게 된 거야?"유옥성은 너무도 궁금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배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는 여전히 마음속으로 임지환이 대체 임대사가 맞는지 생각하고 있다."쓸데없이 운이 좋았나 보죠."배준영이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어차피 아무리 잘났다 해도 둘째 도련님과는 비길 수 없어요.""맞아! 지수한테 어울리는 사람은
임지환이 목소리를 낮추고 한마디 물었다.진운은 주변을 힐긋 보고 난 뒤 이내 답했다."임 선생님, 잠깐 자리를 옮겨 이야기합시다."임지환은 고개를 끄덕이고 진운과 그나마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방금 경천 아저씨가 돌아와서 할아버지께서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알려줬어요. 아마 바로 연경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진운의 표정은 아주 엄숙했고 우려도 담겨 있었다."어르신의 몸은 나의 치료를 거쳤기 때문에 다시 병이 날 수 없어요. 혹시..."임지환의 눈빛은 굳어졌고 갑자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경천 아저씨는 어디에 있죠?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 합니다.""지금 성운 호텔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진운이 답했다."그러면 먼저 돌아가요. 나도 바로 뒤따라갈게요."임지환이 말했다."네. 그럼, 경천 아저씨와 함께 호텔에서 기다릴게요, 임 선생님!"말을 마치고 진운은 빠른 걸음으로 호텔 연회장 밖으로 걸어갔다.임지환은 상석으로 돌아와 유복주에게 공수했다."어르신, 정말 죄송합니다. 급한 일이 있어 먼저 가야 할 것 같습니다.""지수는 네가 가는 것을 알고 있니?"유복주가 물었다."음... 알 겁니다."임지환이 멋쩍게 웃으며 거짓말을 했다."그래, 그럼 가거라."유복주가 고개를 끄덕였다."잠깐!"임지환은 몇 걸음 가지도 못하고 어르신의 부름으로 걸음을 멈추었다."어르신, 부르셨어요?"임지환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기억하거라. 유가의 대문은 영원히 너를 향해 열려 있다!"유복주의 목소리는 굵직했고 자리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들을 수 있게 했다."어르신의 말씀을 꼭 기억하겠습니다!"임지환은 마음이 따뜻해졌고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난 뒤 다시 연회장을 떠났다.메인테이블의 큰 인물들은 임지환이 떠나는 것을 보고 갑자기 자리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그리고 연이어 핑계를 대고 떠나갔다.팔순 잔치의 음식도 모두 나오지 않았지만, 손님들은 이미 절반이 떠나갔다.유 어르신은 상황을 보며 어쩔 수 없이 쓴웃
유복주는 진심으로 화를 냈다. 그의 하얀 수염도 덩달아 움찔거리며 떨려왔다.연회장 전체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아무도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유옥진은 임지환의 일로 화가 난 상태였고 지금 유복주에게 이렇게 욕까지 먹고 나니 전혀 참을 수 없었다."아버지, 저한테 의견이 있는 거 알아요. 잘난 것도 없고 큰오빠와 둘째 오빠처럼 출세하지도 못했어요! 여전히 저를 거들떠보지도 않을 줄 알았다면 돌아오지 않는 것이 나았을 겁니다! 준영아, 지수야... 우리 가자! 괜히 여기서 방해만 되지 말고!"말을 마치고 유옥진은 자식들을 잡아당기고 씩씩거리며 호텔을 떠났다."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저 계집애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을 줄은 몰랐구나! 애초에 너무 오냐오냐하지 말았어야 했어. 괜히 쓸데없는 나쁜 버릇만 생기게 했구나!"유복주는 화를 내고 떠난 유옥진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아버지, 왜 굳이 욕을 하셔서 옥진이네를 보낸 겁니까? 오늘 모두 지수 덕분이에요! 지수가 아니었다면 진운이 이렇게 공을 들여 귀한 선물들을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게다가 자리에 온 귀한 손님들도 모두 그의 체면을 위해 유가에 힘을 실어주러 온 거에요!"유옥수는 아버지가 괜히 사소한 일로 문제를 크게 만든다고 느꼈고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네 둘째 누나처럼 너도 눈치가 없어진 것이냐? 지금까지도 그 사람들이 누구를 위해 이 자리에 왔는지 알아차리지 못한 거야? 30년 동안 사업을 한 경력을 모두 헛되이 날려 먹었나 보구나!"유복주는 그를 세게 흘겨보았고 말투도 아주 매서웠다.유옥수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진가 둘째 도련님 진운을 제외하고 도저히 누가 이렇게 큰 힘을 가졌는지 생각해 내지 못하겠어요!""멍청하구나! 모두 이곳으로 온 뒤 먼저 임지환에게 갔던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거야? 내가 진운을 얕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어린 후배가 어떻게 장도행과 같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청해올 수 있겠어?"유복주가 날카롭게 지적했다.유옥수는 이 말을 듣고 생각에 잠긴
"이제는 임지환이 바로 임 대사라는 것을 믿을 수 있지? 임 대사가 직접 온 게 아니라면 왜 장도행 회장이 직접 앞으로 나가 인사를 했겠어? 다들 잊지 말거라... 장도행은 종사의 신분이다!"유복주의 날카로운 시선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스쳐 지났다.비록 그의 몸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표정과 체력은 모두 10~20살은 젊어진 것 같았다.이 모든 것은 임지환이 선물한 단약 때문이다!유 어르신에게 있어서 임지환이 제련한 단약은 아무리 값비싼 선물이라 할지라도 비할 수 없다."임지환이 그렇게 대단하다면 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신분을 인정하지 않을까요?"유옥수가 탄식했다."만약 자신이 임 대사라고 일찍이 말했다면 지수는 재혼을 허락하고도 남았을 텐데!""뭐? 이혼을 했다고?"유복주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이렇게 큰일을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하지 않은 거야?""저희가 아버지를 속인 건, 이렇게 좋은 날에 그 일로 인해 기분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게다가 지수 그 계집애는 자존심이 강해요. 그래서 아버지께서 심한 말을 할까 봐 걱정되기도 해서…"유옥수가 쓴웃음을 지었다."어리석구나! 너희들은 정말 멍청한 놈들이야! 이렇게 큰일을 일찍 말하지 않다니! 방금 그렇게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아깝게 놓치고 말았구나!"유복주는 후회에 가득 찬 표정으로 손목을 잡고 탄식했다."아니면 제가 지수한테 찾아가서 분명하게 말을 할게요. 아직 돌이킬 수 있을지도 몰라요!"유옥수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려 했다"괜찮다. 인연도 억지로 만들 수는 없는 법."유복주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게다가 임지환의 신분과 지위로 지수를 마음에 들어 할지도 모른다! 지수도 참. 보물을 품고도 소중히 여기지 않았구나. 언젠가는 이 일로 평생 후회할 것이야!"...성운 호텔.임지환은 스위트룸에 도착했다. 그는 진운과 경천이 모두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임 선생님, 안녕하세요."경천이 바로 깍듯이 인사를 올렸다.임지환
"선생님의 이 말만 있어도 충분합니다!"임지환의 보증이 있으니, 진운은 순간 마음속으로 안정을 찾았다.진운이 임지환에 대한 이해로 보아 그는 약속을 쉽게 하지 않는 사람이다.하지만 일단 약속한다면 기필코 해낼 것이다!남아일언 중천금!"임 선생님, 또 한 가지 일이 있는데 말해야 할지 말지 모르겠어요..."경천이 갑자기 난처한 기색을 드러냈다."무슨 일입니까? 그냥 말씀하시면 됩니다."임지환이 말했다.경천은 잠시 망설이다 그제야 입을 열었다."큰 도련님의 약혼녀는 이미 강한 시에 도착했습니다. 듣기로는 그 1조 원이 되는 프로젝트를 노리고 왔다고 합니다."진운은 1조 원의 프로젝트가 배가에 대한 의의가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아니면 제가 연경에 조금 늦게 돌아갈까요? 제가 있으면 아직 만나보지도 못한 큰 형수님께서도 무슨 소란을 일으키지 못할 겁니다.""걱정하지 말고 돌아가요. 이 정도 일은 내가 해결할 수 있어요."임지환은 전혀 개의치 않고 웃어 보였다."그럼 연경의 일을 다 처리하는 대로 바로 돌아와서 선생님을 돕겠습니다."진운도 질질 끄는 사람이 아니니 바로 경천과 함께 연경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반시간 후."임 명의, 큰일 났어요. 진씨 가문의 주인 진성 회장님이 갑자기 경성 그룹과의 협력을 중지하겠다고 선포했어요."이성봉이 다급히 달려왔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입을 열자마자 폭발적인 소식을 전했다."가서 준비하세요. 바로 강한 시로 돌아갑시다!"임지환이 웃으며 말했다.‘그 큰 도련님의 약혼녀가 꽤 성질이 급하네.’진 어르신이 입원하시자마자 이렇게 큰일이 생겼다.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누가 중간에서 소란을 일으켰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진운은 연경으로 돌아간 후 바빠서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것이다.강한 시에서 일어날 일들을 임지환은 직접 처리할 셈이다!..."완벽했던 팔순 잔치가 임지환 그 녀석 때문에 망쳤어! 저 재수 없는 녀석, 걔만 만나면 재수가 없더라고!"호텔로
전화를 끊은 후 배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래? 수경이가 무슨 일 있대?"전화를 받은 후 배지수의 안색이 달라진 것을 보고 유옥진이 얼른 물었다."엄마, 우리 밤새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회사에 문제가 조금 생겼어요!"비록 돌발적으로 발생한 일이지만 배지수는 먼저 당황해하지 않았다.진가에는 진운이라는 둘째 도련님이 버티고 있으니 틀림없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그래. 회사 일이 중요하지."유옥진은 바보가 아니다. 배지수의 회사 앞날이 그녀의 가장 큰 의지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강한시 진가 별장.몸에 딱 붙는 원피스를 입고 자태가 아름다운 여인이 검은 망토를 쓴 늙은이와 함께 별장안으로 들어섰다."진성 가주님, 시킨 일은 어떻게 처리됐어요?"여자는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예쁘장한 얼굴은 비록 아주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위험을 뿜고 있었다."사모님, 이미 사모님의 분부대로 소식을 퍼뜨렸습니다."진성은 연경에서 달려온 진씨 가문 큰 도련님의 약혼녀를 보며 참다못해 물었다."외람된 말씀이지만, 이 모든 것이 정말 큰 도련님의 뜻인 겁니까?""저는 진용 씨의 약혼녀예요. 설마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아니면... 아직도 둘째 도련님에게 마음이 가는 건가요?"여자의 목소리를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았지만, 이상하게 그로 하여금 압박감을 느끼게 했다."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사모님, 저는 도련님에게만 충성을 다합니다!"진성은 바로 공수하고 허리를 굽혔다.겸손한 그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여자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눈가에는 원망의 빛이 스쳐 지났다."협력을 취소하는 것은 그저 첫 단계일 뿐이에요. 이어서 경성 그룹의 모든 공급업체를 끊도록 하세요. 이번에는 반드시 배가 전체가 가산을 탕진하고 망하게 할 겁니다!"그녀의 말투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원망과 원한이 담겨있었다.옆에 있던 진화는 저도 몰래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그는 참다못해 물었다."사모님, 한마디만 묻겠습니다
구르미 빌리지, 배가 별장 안.배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근심과 걱정에 휩싸였다.배전무도 마음이 조급해져 한시도 쉴 틈 없이 계속 자리를 맴돌았다."지수 이 계집애는 대체 언제 돌아오는 거야? 이게 무슨 일인지 확실히 설명이 필요해!""맞아요. 우리도 진가의 체면을 봐서 경성 그룹에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어요. 하지만 지금 문제가 생기니까 코빼기도 보이지 않잖아요! 오늘 배지수가 오지 않으면 우리도 가지 않을 겁니다!"배씨 집안 사람들이 소식을 들은 후 다들 앞다투어 먼저 달려왔다."형님, 지수는 이미 돌아오는 길에 있어요. 내일 다시 오는 것이 어때요?"배전무가 난처한 듯 말했다."내일? 내일이 되면 상황이 어떻게 될 줄 알고?""셋째 삼촌, 저희가 삼촌을 난처하게 하려는 게 아니에요. 진가네 1조 프로젝트는 지수가 혼자 팔로우하고 있었어요. 그룹의 자금도 모두 그 프로젝트에 쏟아부었다고요. 지금 이렇게 문제가 생기면 우리 주주들이 화를 입을 거라고요!"배영지가 소리쳤다.배지수의 사촌 언니이자 경성그룹 주주 중 한 명인 그녀도 마음이 아주 조급했다."전무야, 우리가 매정한 게 아니야. 지수가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돈도 다 날리는 거니까 빨리 처리할수록 좋잖아?"큰형 배전중은 믿음직스럽지 않은 동생을 보며 말투에 엄청난 불만을 품고 있었다.자기 동생이 배지수와 진가의 사이가 평범하지 않다고 거듭 장담하지 않았다면 그도 손에 있는 자금을 전부 경성그룹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다.지금 이렇게 큰 문제가 생기고 나니 진가의 주인 진성은 경성그룹과 협력을 중지하겠다고 직접 소식을 전했다.이 생각만 하면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다들 왜 그렇게 급해하는 겁니까? 배 사장님께서는 이미 돌아오고 있어요. 이번 사건은 의도치 않은 작은 일일 뿐입니다. 진가 쪽은... 연경 진가의 둘째 도련님이 뒷받침해 주시고 계시기 진성 가주님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한수경은 침착한 모습으로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한 시간 전에
배전중은 자리에서 일어나 실눈을 뜨고 조카딸을 바라보았다."죄를 묻는 것은 아니다. 그저 조급할 뿐이야.""조급하다고요? 회장인 저도 급해하지 않는데 다들 뭐가 그리 급하신 거죠? 게다가 저희 배가는 연경 진가 둘째 도련님이 지지해 주고 계셔서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배지수는 경성그룹의 회장이고 둘째 도련님 진운의 지지까지 있다.자기 큰아버지를 상대하더라도 그녀는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넌 당연히 급하지 않겠지. 아예 경성그룹을 통째로 진가에게 바쳐야 좋아하는 거 아니야?"배영지는 듣기 싫은 말투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영지 언니, 지금 그게 무슨 뜻이에요?"배지수는 얼굴이 굳어졌고 사촌 언니가 마구 소란을 피운다고 생각했다."내가 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거야. 말끝마다 둘째 도련님을 달고 다니고 이러다 침대 옆자리까지 꿰차려 하겠어!"배영지는 악담을 퍼부었고 점점 듣기 거북한 소리를 했다."입 닥쳐요!"마음이 급해진 배지수는 단번에 배영지의 뺨을 내리쳤다.이 장면을 보고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얼어붙었다.그들이 알고 있는 배지수는 항상 예의가 바르고 다정했다. 이렇게 충동적이지 않은 사람이었다."배지수 이 계집애가! 둘째 도련님이 뒤에서 도와준다고 너무 잘난 척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아쉽게도 진운 도련님의 후원도 오래 버티지 못할 거야!"배영지는 손으로 볼을 움켜쥐고 매섭게 배지수를 노려보았다."영지 언니, 그만 좀 해요! 헛소리 참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배지수는 화로 인해 온몸이 심하게 들썩였다."내 동생은 헛소리하지 않았어. 네 후원자인 진운은 아마도 자기 한 몸 지키기도 어려울 거야!"다들 팽팽히 맞서고 있을 때, 양복을 입고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젊은이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이 사람은 배전중과 많이 닮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가 바로 배지수의 사촌 오빠 배인국이다."인국이 넌 연경에 있지 않았냐? 왜 갑자기 돌아온 거야?"배전중은 갑자기 나타난 아들을 보고 미간을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