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이 자자한 양주왕이 고무공처럼 바닥에서 무려 7~8미터를 굴러가고서야 멈추었다.그러나 그는 일어난 후 화를 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보스, 저는 진심입니다!""양주에 남아 세력을 잘 발전시켜요. 앞으로 강기 씨가 필요할 때가 있을 겁니다."임지환이 웃으며 말했다."정말요?"조강기의 두 눈은 다시 빛을 발했다."내가 언제 거짓말 한 적 있나요? 얼른 다시 양주로 돌아가요. 내 눈앞에서 어슬렁거리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혼쭐을 낼 테니."임지환은 또 발로 차려는 시늉을 했다.이번에 조기강은 똑똑해져서 바로 토끼처럼 뛰어나갔다."보스, 그럼 양주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소리가 점점 멀어졌다.조기강은 그의 5만 명이 되는 부하들을 데리고 밤새 철수했다.그리고 모든 왕 씨 집안의 사람들은 마치 세상에서 증발한 것처럼 조금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뿐만 아니라 왕가의 회사 산업은 모두 외부인이 접수하였다.한때 최고의 큰 가문이었던 이 집안은 물보라 하나 남기지 않고 철저하게 사라졌다.강한시의 큰 가문들은 이 일에 대해 입을 다물었고 깊이 숨겼다.그들은 왕 씨 집안이 어떻게 사라진 것인지 모르고, 화를 일으킬까 봐 감히 알아보지도 못했다.그러나 그들의 마음속에는 모두 하나의 인식이 있다.왕 씨 집안은 틀림없이 대단한 큰 인물에게 미움을 샀을 것이고 그래서 이렇게 참혹하게 망한 것일 것이다.청용산 이 씨 집안은 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임신의는 정말 신이야."이장호가 지팡이를 짚고 말없이 감탄했다.하룻밤 사이에 왕 씨 가문을 사라지게 하는 일을 이 씨 집안은 전혀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먼저 주식 공매도로 큰 타격을 주고 그다음에는 사업 협력을 끊고, 마지막에는 정부에서 차압을 하기까지...이렇게 세 번의 수를 썼고 매번 더 강하게 공격을 하니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다."맞아요. 임신의는 정말 저에게 너무 많은 놀라움을 가져다주었어요.""청월과 함께 밤새 상황을 되짚어 보았는데
그녀가 반항할 때 노천호에게 맞아 기절했다."너도 참, 정말 자신을 아낄 줄 모르는구나. 비록 아직 젊다지만 이렇게 힘들게 지내면 안돼. 결국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까, 혹시 너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우리 배씨 집안은 어떡해? 나와 네 동생, 그리고 네 아버지까지 모두 너만 바라보고 있잖냐!"유옥진이 말을 하면서 눈물을 훔치는 척했다.배지수는 조금 감동하여 얼른 말했다."엄마, 나 지금 멀쩡하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어떻게 걱정 안 할 수 있어? 이번에 소리 없이 이틀 동안 사라졌고 핸드폰까지 연락이 안 되니. 진 도련님이 일로 힘들어서 쓰러졌다고 데려다주지 않았다면 우린 정말 경찰에 신고하려 했어."유옥진은 여전히 심장이 벌렁거렸다."진 도련님이 데려다줬어요?"배지수는 멍해졌다.그는 줄곧 전화를 받지 않고 자신과 선을 긋지 않았나?"그 진 도련님이 아니라, 진 씨 집안 둘째 도련님 말하는 거야.""지수야, 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네.""지위가 높은 진가 둘째 도련님마저 너한테 관심이 있다니."한수경은 흥분한 표정을 지었고 부러움과 질투가 가득 차 있었다.먼저 진화였고 그리고 왕진석, 지금은 진운까지...정말 운이 대단할 정도로 좋다!"언니, 그게 무슨 말이야? 둘째 도련님이 나를 데려다줬다고?"배지수는 눈을 크게 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럼 진운이 노천호의 손아귀에서 그녀를 구해낸 것이다."지수야, 아직도 여기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해? 주의한 적도 없는데, 언제부터 사이가 좋아진 거야?"유옥진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었다."엄마,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배지수는 얼굴을 붉히며 반박했다."저희는 이전에 이미 합작을 끊었어요!""합작을 끊었다고? 지수야, 이것부터 봐봐."한수경이 신비롭게 웃으며 서류 하나를 건네주었다.배지수는 의혹스러워하며 서류를 건네받았고 뒤적이며 확인했다.다 본 후 그녀는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그것은 새로운 계약서였다!계약한 내용은 예전과 같은 내용이었
"모레에 우리 가족은 소항에 한 번 갈 거야!"유옥진은 매우 엄숙하게 입을 열었다."소항에는 뭐 하러 가요?"배지수는 멈칫하고 조금 궁금했다.강한시와 소항은 수백 킬로의 거리를 두고 있다."며칠만 더 있으면 네 외할아버지 팔순이셔! 너의 큰삼촌이 나에게 연락해서 이번에는 크게 보낼 거라고 우리보고 다 같이 오라더구나."유옥진의 안색은 조금 흥분해 보였다."그랬군요."배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유옥진은 소항에서 태어났고 유 씨 집안도 소항에서는 근본 있는 가문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유옥진과 배전무의 혼사 때문에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유 씨 집안 할아버지는 딸이 그다지 좋지 않은 집안으로 시집을 간다고 생각하여 체면을 구겼다.그래서 요 몇 년 동안 두 집안은 왕래가 아주 적었다."지금 네가 이렇게 큰 계약을 체결했고 연경 진가와도 관계를 맺었으니 엄마를 대신해서 큰일을 이루어 낸 거야. 이번에 돌아가서 누가 감히 우리 집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겠어? 고개를 들고 네 외할아버지에게 똑똑히 보시라고 해야지. 지금의 배씨 가문은 예전의 배씨 집안이 아니라고."유옥진은 신바람이 났고 꽤 득의양양한 느낌이 들었다.배지수도 어머니가 여태껏 참아오다 돌아가 자랑하려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그녀도 공감할 수 있었다.자신의 친정집 식구들에게 이십 년이 넘게 비아냥을 당했으니 마음속에 쌓인 울분이 얼마나 클지 짐작할 수 있다.배지수가 계속 위로 올라가려고 애쓰는 이유이기도 하다.높은 자리에 올라야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볼 수 있다."그럼 며칠 휴가 내고 같이 돌아갈게요."배지수가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언니, 요 며칠 회사일은 언니한테 맡길게.""걱정하지 마. 나한테 맡기면 돼."한수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저녁 무렵, 용은 저택.방안에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진운과 경천 외에 이성봉 부녀, 홍진, 장준, 그리고 두 은행이 사장까지 있었다.홍진은 특별히 성급 호텔에서 요리 한 상을 주문한 후 저택으로 보내
"세상에!""누가 조약돌로 이 유리를 깨뜨릴 수 있습니까?"앞으로 걸어간 이성봉은 저도 몰래 냉기를 들이마셨다."보아하니, 정원 밖 수십 미터 지점에서 던진 돌인 것 같습니다. 괴력을 타고난 사람이라 해도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정말 저 사람은... 종사 강자인 걸까요?"장준은 창백해진 얼굴로 분석했다.종사는 그의 눈에 이미 신과 같은 존재이다.모두들 종사라는 두 글자를 듣고 놀라는 기색을 보였다.아무래도 종사는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피라미드 정상에 서 있는 존재이다."이 사람은 아직 조금 부족해요. 종사 강자일지는 모릅니다."과묵한 경천이 옆에서 고개를 저었다."아저씨, 왜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진운이 궁금해서 추궁했다.경천은 말을 하지 않고 임지환을 바라보았다.임지환은 조약돌을 손에 쥐고 깨진 창문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그의 분석이 맞습니다.""정말 종사라면 힘에 대한 통제가 이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겁니다.""총알처럼 유리를 뚫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유리를 깨뜨릴 수밖에 없어요."임지환은 한 손을 짊어지고 담담하게 분석했다."대체 상대는 누구지?"홍진이 눈살을 찌푸렸다.강자가 아무 이유 없이 용은 저택으로 와 유리를 깨뜨릴 리는 없다.게다가 이 산에는 다른 권세가들이 살고 있어 보안도 상당히 엄했다."아마 나를 찾아왔을 거예요."말이 끝나자마자 임지환은 깨진 유리 입구에서 훌쩍 뛰어내렸다.모두들 그저 눈앞에 무언가 스쳐 지난 것처럼 느꼈을 때 임지환은 이미 정원에 서 있었다."누구신지요?"임지환은 영기를 이용하여 소리를 울려 퍼지게 했고 진동으로 인해 사람의 기혈이 솟구치게 만들었다."네 목숨을 앗으려 왔다!"나이가 들어 보이는 목소리가 울려왔다.갑자기 날카롭고 차가운 빛이 정원에서 쏟아져 나왔다.다가가고 나서야 경천은 말문을 잃었다."칼이다!"그렇다. 바로 칼이다!큰 칼 한 자루가 먼 곳에서 날아왔고 날카로운 칼에 달빛이 반사되었다.마치 은빛 폭포수가 등골을 오싹하게
이에 모두가 감탄을 내뱉었다.이게 뭐야? 검이 귀신이라도 들린 건가? 알아서 공격을 해?바로 그 순간, 임지환이 측면에서 검을 내리쳤다.팅! 쿠궁!청아한 소리와 함께 날아가던 검은 정원의 바위에 적중해 돌을 가루로 만들었다.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기이하게 방향을 바꾼 검은 또다시 임지환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임지환은 나름 민첩하게 검의 공격을 피했지만 그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검과 인간이 싸우고 있다고? 내가 지금 도대체 뭘 보고 있는 거지?정말 의지만으로 무기를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무협소설에서나 나올 만한 장면에 다들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한편, 여유롭게 공격을 피하던 임지환은 몇 합을 주고받은 뒤 곧 이상함을 눈치챘다.검의 손잡이 쪽에 금속으로 만들어진 긴 실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아마 무기의 주인은 이 금속사로 검을 컨트롤하고 있는 듯했다. 게다가 주위의 어둠 덕분에 얼핏 봐선 보아내기도 힘드니 정말 검에 귀신이라도 들린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그만 숨고 이만 나오시지.”동시에 임지환은 주먹을 내뻗었다.퍽!전력의 50% 정도 되는 힘이었지만 순식간에 일그러지고 검은 통제를 잃어 그대로 옆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그리고 금속사에 의지해 검을 조종하던 이 역시 관성에 의해 앞쪽으로 끌려나왔고 몇번의 앞구르기 끝에 겨우 중심을 잡은 남자는 검을 낚아챈 뒤 꽤 안정적인 자세로 착지했다.상대는 중년 남자, 키 190cm는 되어 보이는 거구에 근육으로 가득 채워진 상반신은 마치 인간의 육체가 아닌 바위를 보는 것만 같았다.그리고 짙은 눈썹 아래로 보이는 눈동자는 원한으로 잠식되어 임지환을 노려보고 있었다.“당신 정체가 뭐지?”“내 이름은 서삼도다.”차분한 임지환과 달리 서삼도라는 이름의 남자의 목소리는 우레와 같이 장을 가득 채웠다.“서삼도?”남자의 대답에 장준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호흡마저 가빠졌다.“뭐야? 대단한 사람인가?”“아, 약 20년 전에
재능을 가진 사람이 노력까지 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인지 알고 있는 그들이었기에 너도나도 임지환이 걱정되기 시작했다.“난 당신과 아무런 원한 관계도 없는데요. 여기저기 다 부수고 도대체 원하는 게 뭡니까?”임지환의 표정이 어느새 어두워졌다.방금 전 그 검이 깨트린 유리와 가산에 놓인 바위 값만 해도 억이 넘으니 화가 날만했다.“원한 관계가 없어? 흥.”콧방귀를 끼던 서삼도가 코웃음을 쳤다.“임지환, 노천호 네가 죽였지?”“그래. 내가 죽였는데. 그게 왜?”임지환이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천호 형님은 나와 의형제를 맺은 사이었다. 그리고 내 목숨을 구해주신 분이기도 하지. 그러니 네 목으로 하늘나라로 가신 형님의 영혼을 애도할 것이다.”기세좋은 대사와 함께 서삼도가 검을 휘둘렀다.설마 했더니 정말 원한 관계가 있음이 밝혀지자 홍진과 이성봉의 표정 역시 불안감으로 굳어졌다.‘종사급을 앞둔 검광이라... 지환 씨도 이번만큼은 꽤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은데...’일촉즉발의 순간, 홍진이 한발 앞으로 다가갔다.“저기 서 선생님, 잠시만요.”“넌 또 누구지?”서삼도의 칼끝이 홍진을 향하자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으나 나름 지금까지 산전수전 다 겪으며 살아왔던 그였기에 적어도 겉보기에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강한시 시장 홍진이라고 합니다.”“하, 시장? 왜? 시장이라고 하면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았어? 내 칼은 상대가 시장이든 대통령이든 딱히 상관없는데 말이야.”피식 웃던 서삼도가 손목을 휘둘렀다.어둠속에서 서린 빛을 보여주는 칼끝이 추는 춤이 숨 막히는 죽음의 기운을 내뿜었다.“의형제를 잃은 슬픔은 분명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최근 몇 년간 노천호 씨가 수장으로 있었던 맹호당은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왔습니다. 그리고 임지환 씨는 그런 그의 만행을 지켜볼 수 없었던 고위 간부님들의 사살 명령에 따른 것뿐입니다.”이미 임지환과 한 배를 탄 사이인 홍진의 눈동자도 어느새 결연함으로 번뜩이고 있었다.“맹호당?
종사급을 바라보고 있는 서삼도는 두려울 게 없으니 고개를 더 빳빳하게 쳐들었고 이성봉과 홍진은 골치가 아프다는 얼굴로 눈을 질끈 감았다.원한에 사로잡혀 명예도 재물도 통하지 않는 사람이 가장 피곤한 스타일이었으니까.“감히 임 선생님한테 뭐?”이때 가만히 있던 진운이 한발 앞으로 다가섰다.“넌 또 뭐야?”눈을 가늘게 뜬 서삼도가 진운을 훑어보았다.“연경 진씨 가문의 진운이다.”“뭐 나름 명문가 자제인 것 같은데 내가 그딴 타이틀에 겁먹을 것 같아? 강남에서 연경 가문이 뭔데 이래라저래라야.”“이런 건방진. 아저씨, 저 자식 제대로 혼내주세요.”진운의 명령에 결연한 표정의 경천이 한발 앞으로 다가섰다.종사의 문턱에 한 발 정도 들인 상태이지만 그 마지막 한 걸음을 떼지 못해 종사라는 타이틀을 가지지 못한 남자, 경천.딱 봐도 강해 보이는 서삼도와의 대결이 걱정스러웠지만 무인으로서의 자존심에 그는 한발 앞으로 걸음을 내밀었다.그런 그를 훑어보던 서삼도가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그래. 널 먼저 제물로 삼고 임지환을 죽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자세를 고친 서삼도가 사냥감을 앞에 둔 맹수처럼 침을 꿀꺽 삼켰다.역시 한쪽 주먹을 가슴 앞으로 올린 경천은 서삼도의 다리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상대의 첫수에 반응하고 그에 상응하는 공격, 방어 방법을 찾는 것이 경천의 전략, 순간의 디테일 하나에 승부가 갈릴 수 있음을 알고 있는 경천은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분위기가 무거워지던 그 순간.“당신은 저자의 상대가 아닙니다. 제가 직접 하죠.”임지환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왔다.“지환 씨...”“이런 말 굴욕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는 거 잘 압니다. 하지만 자존심은 승부를 가리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실력 차이를 인정하는 것 역시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잘 봐두세요.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존재감 때문일까? 순간 결코 건장하다고 볼 순 없는 임지환이 큰 비석처럼 느껴졌다.“네, 알겠습니다.”“스스로 죽음을 재촉하니
“그래. 그렇게 죽는 게 소원이라면 바로 죽여주마.”기합과 함께 서삼도는 임지환의 머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휘잉.공기의 파동으로 인한 굉음과 볼을 때리는 바람이 저 심플한 공격 하나에 얼마나 많은 힘이 실렸는지 그대로 느껴졌고 다들 저도 모르게 한발 뒤로 물러섰다.반면, 이토록 거센 공격에 임지환은 그저 가볍게 몸을 옆으로 비틀어 너무나 쉽게 이를 피해 버렸다.깡!임지환 대신 바닥을 때린 검이 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큰 균열까지 만들어냈다.“대단한 파워네...”장준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미간을 잔뜩 찌푸린 경천 역시 몰래 감탄을 내뱉었다.침착하게 방금 전 공격을 피했다는 점 하나만 보더라도 그와 임지환의 실력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으니까.한편, 첫 공격에 실패한 서삼도는 바로 임지환의 종아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무거운 검을 휘둘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카로운 공격이었지만 임지환은 이마저도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살짝 다리를 들어 공격을 피해버렸다.두 번째 공격에도 실패한 서삼도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진 순간, 임지환은 서삼도의 둔부를 향해 킥을 날렸다.줄 끊어진 연처럼 뒤로 날려가던 서삼도는 전광석화처럼 이어지는 공격에 그대로 바닥에 추락했다.쾅!“쿨럭.”피를 토한 채 널브러진 서삼도의 가슴을 짓밟은 채 임지환이 입을 열었다.“세 번 안에 승부를 낸다 하여 서삼도라지? 아직 한번 남았잖아. 그런데 왜 이래?”“으아아악!”임지환의 도발에 서삼도가 분노한 맹수처럼 포효하고 순간 느껴지는 기이한 괴력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던 임지환이 뒤로 물러섰다.겨우 몸을 일으킨 서삼도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매서운 눈빛으로 임지환을 노려보았다.그리고 다음 순간, 서삼도의 행보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입가에 묻은 피를 자신의 검에 바르자 검은 기이한 붉은빛과 함께 묘한 요기를 내뿜기 시작했다.“자신의 피로 검을 각성시켰어?”경천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고대 무예 서적에 기재된 내용에 따르면 검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