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라는 말만 가볍게 바닥으로 떨어졌고 임지환은 이미 문밖으로 걸어갔다.노천호는 두 눈을 부릅뜨고 얼굴은 핏기를 잃었다.그 후 그는 마치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욕설을 퍼부으며 임지환의 조상까지 들먹이며 듣기 거북한 욕들을 했다.조강기는 차가운 얼굴을 하고 무심히 칼을 하나 꺼내들고 앞으로 걸어갔다.그리고 아주 시원스럽게 칼을 들어 올렸다 내렸다!슥!노천호의 머리는 날아올랐고 바닥에 떨어진 후에도 얼굴에는 여전히 경악스러운 기색을 띠고 있다.명성이 자자한 조폭계의 두목은 아마도 자신이 이렇게 죽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머리와 몸통이 분리되었다!"정말 소란스럽네요."조강기는 칼을 땅에 던지고 맹호당을 나섰다.모두들 따라서 물러섰다."임 선생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으니 처리하기가 조금 곤란할 것 같습니다.""현장을 개조하여 왕 씨 집안 부자와 맹호당이 사이가 틀어져 원한이 생긴 것으로 꾸밀까 합니다. 걱정 마세요. 제가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진운이 주동적으로 이 힘들고 궂은일을 맡았다."그렇게 귀찮게 해서 뭐해요? 불로 차라리 다 깨끗하게 태우는 것이 나아요."조강기는 개의치 않고 큰 소리로 떠들었다.그는 일을 할 때 간단명료하게 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절대 이런 복잡한 일을 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불로 태우는 것은 간단하지만 너무 난폭합니다. 적지 않은 증거를 남길 거고, 추적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아무래도 조금 부적절하죠."진운은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그는 조강기의 방법이 너무 황당하고 거친 사람들이 쓰는 전형적인 방법이라 생각했다.그러나 그는 상대가 양주왕이고 임 선생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바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불로 그냥 깨끗하게 태워버리는 방법은 확실히 괜찮네요."뜻밖에도 임지환은 이 생각에 대해 꽤나 칭찬을 했다."네?"진운은 눈이 마치 방울처럼 휘둥그레졌다.임 선생님이 왜 그와 똑같이 미친 짓을 할 수 있지?"보스, 그럼 제가
진운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그도 임지환과 배지수가 깔끔하게 끝낸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사이가 있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그는 서둘러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경성 그룹과의 협력을 끊었는데, 역효과를 낼 줄은 몰랐다."예전의 일은 추궁하고 싶지 않아요. 만약 문제가 없다면 계속 협력하기를 바래요.""내 목표는 배씨 집안은 강한시 최고의 가문으로 만드는 것이에요."임지환은 또박또박 말했고 거절할 수 없는 단호함을 가지고 있었다.진운은 이상한 표정으로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두 사람은 이혼했는데 왜 임지환은 그녀를 위해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걸까?그래서 그는 억지로 물었다."임 선생님.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요. 마음속으로 아주 곤혹스러울 겁니다. 이혼한 이상 왜 아직도 지수를 위해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이렇게 하는 것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죠."임지환은 진운의 눈을 보았고 마치 그의 영혼마저 꿰뚫어 볼 수 있는 것 같았다."네."진운은 멍하니 있다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아는 바에 의하면 임지환은 절대 아무나 도와주는 착해빠진 사람이 아니다.반대로 그는 균형을 잘 잡고 파악하는 사람이다.이 점은 심지어 눈이 아주 높은 할아버지조차도 임지환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그러나 이 일에 있어서 그의 행동은 평소와 달랐다."왜냐하면... 내가 그녀에게 빚진 거기 때문이에요. 그 당시 지수가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죽었을 겁니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그녀를 대신해 소원을 이룰 겁니다.""결혼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임지환은 이미 불이 난 맹호당을 보았고 눈빛은 평온했다.그의 의연한 얼굴 윤곽이 불빛 아래에서 밝았다 어두웠다를 반복했다."알겠습니다!"진운이 바로 대답했다.그는 둘째 도련님으로서 임지환이 배지수에 대한 감정과 헌신을 이해할 수 없다.그러나 그는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임 선생님은 그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을 싫어한다!조강기
명성이 자자한 양주왕이 고무공처럼 바닥에서 무려 7~8미터를 굴러가고서야 멈추었다.그러나 그는 일어난 후 화를 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보스, 저는 진심입니다!""양주에 남아 세력을 잘 발전시켜요. 앞으로 강기 씨가 필요할 때가 있을 겁니다."임지환이 웃으며 말했다."정말요?"조강기의 두 눈은 다시 빛을 발했다."내가 언제 거짓말 한 적 있나요? 얼른 다시 양주로 돌아가요. 내 눈앞에서 어슬렁거리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혼쭐을 낼 테니."임지환은 또 발로 차려는 시늉을 했다.이번에 조기강은 똑똑해져서 바로 토끼처럼 뛰어나갔다."보스, 그럼 양주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소리가 점점 멀어졌다.조기강은 그의 5만 명이 되는 부하들을 데리고 밤새 철수했다.그리고 모든 왕 씨 집안의 사람들은 마치 세상에서 증발한 것처럼 조금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뿐만 아니라 왕가의 회사 산업은 모두 외부인이 접수하였다.한때 최고의 큰 가문이었던 이 집안은 물보라 하나 남기지 않고 철저하게 사라졌다.강한시의 큰 가문들은 이 일에 대해 입을 다물었고 깊이 숨겼다.그들은 왕 씨 집안이 어떻게 사라진 것인지 모르고, 화를 일으킬까 봐 감히 알아보지도 못했다.그러나 그들의 마음속에는 모두 하나의 인식이 있다.왕 씨 집안은 틀림없이 대단한 큰 인물에게 미움을 샀을 것이고 그래서 이렇게 참혹하게 망한 것일 것이다.청용산 이 씨 집안은 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임신의는 정말 신이야."이장호가 지팡이를 짚고 말없이 감탄했다.하룻밤 사이에 왕 씨 가문을 사라지게 하는 일을 이 씨 집안은 전혀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먼저 주식 공매도로 큰 타격을 주고 그다음에는 사업 협력을 끊고, 마지막에는 정부에서 차압을 하기까지...이렇게 세 번의 수를 썼고 매번 더 강하게 공격을 하니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다."맞아요. 임신의는 정말 저에게 너무 많은 놀라움을 가져다주었어요.""청월과 함께 밤새 상황을 되짚어 보았는데
그녀가 반항할 때 노천호에게 맞아 기절했다."너도 참, 정말 자신을 아낄 줄 모르는구나. 비록 아직 젊다지만 이렇게 힘들게 지내면 안돼. 결국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까, 혹시 너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우리 배씨 집안은 어떡해? 나와 네 동생, 그리고 네 아버지까지 모두 너만 바라보고 있잖냐!"유옥진이 말을 하면서 눈물을 훔치는 척했다.배지수는 조금 감동하여 얼른 말했다."엄마, 나 지금 멀쩡하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어떻게 걱정 안 할 수 있어? 이번에 소리 없이 이틀 동안 사라졌고 핸드폰까지 연락이 안 되니. 진 도련님이 일로 힘들어서 쓰러졌다고 데려다주지 않았다면 우린 정말 경찰에 신고하려 했어."유옥진은 여전히 심장이 벌렁거렸다."진 도련님이 데려다줬어요?"배지수는 멍해졌다.그는 줄곧 전화를 받지 않고 자신과 선을 긋지 않았나?"그 진 도련님이 아니라, 진 씨 집안 둘째 도련님 말하는 거야.""지수야, 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네.""지위가 높은 진가 둘째 도련님마저 너한테 관심이 있다니."한수경은 흥분한 표정을 지었고 부러움과 질투가 가득 차 있었다.먼저 진화였고 그리고 왕진석, 지금은 진운까지...정말 운이 대단할 정도로 좋다!"언니, 그게 무슨 말이야? 둘째 도련님이 나를 데려다줬다고?"배지수는 눈을 크게 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럼 진운이 노천호의 손아귀에서 그녀를 구해낸 것이다."지수야, 아직도 여기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해? 주의한 적도 없는데, 언제부터 사이가 좋아진 거야?"유옥진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었다."엄마,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배지수는 얼굴을 붉히며 반박했다."저희는 이전에 이미 합작을 끊었어요!""합작을 끊었다고? 지수야, 이것부터 봐봐."한수경이 신비롭게 웃으며 서류 하나를 건네주었다.배지수는 의혹스러워하며 서류를 건네받았고 뒤적이며 확인했다.다 본 후 그녀는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그것은 새로운 계약서였다!계약한 내용은 예전과 같은 내용이었
"모레에 우리 가족은 소항에 한 번 갈 거야!"유옥진은 매우 엄숙하게 입을 열었다."소항에는 뭐 하러 가요?"배지수는 멈칫하고 조금 궁금했다.강한시와 소항은 수백 킬로의 거리를 두고 있다."며칠만 더 있으면 네 외할아버지 팔순이셔! 너의 큰삼촌이 나에게 연락해서 이번에는 크게 보낼 거라고 우리보고 다 같이 오라더구나."유옥진의 안색은 조금 흥분해 보였다."그랬군요."배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유옥진은 소항에서 태어났고 유 씨 집안도 소항에서는 근본 있는 가문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유옥진과 배전무의 혼사 때문에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유 씨 집안 할아버지는 딸이 그다지 좋지 않은 집안으로 시집을 간다고 생각하여 체면을 구겼다.그래서 요 몇 년 동안 두 집안은 왕래가 아주 적었다."지금 네가 이렇게 큰 계약을 체결했고 연경 진가와도 관계를 맺었으니 엄마를 대신해서 큰일을 이루어 낸 거야. 이번에 돌아가서 누가 감히 우리 집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겠어? 고개를 들고 네 외할아버지에게 똑똑히 보시라고 해야지. 지금의 배씨 가문은 예전의 배씨 집안이 아니라고."유옥진은 신바람이 났고 꽤 득의양양한 느낌이 들었다.배지수도 어머니가 여태껏 참아오다 돌아가 자랑하려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그녀도 공감할 수 있었다.자신의 친정집 식구들에게 이십 년이 넘게 비아냥을 당했으니 마음속에 쌓인 울분이 얼마나 클지 짐작할 수 있다.배지수가 계속 위로 올라가려고 애쓰는 이유이기도 하다.높은 자리에 올라야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볼 수 있다."그럼 며칠 휴가 내고 같이 돌아갈게요."배지수가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언니, 요 며칠 회사일은 언니한테 맡길게.""걱정하지 마. 나한테 맡기면 돼."한수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저녁 무렵, 용은 저택.방안에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진운과 경천 외에 이성봉 부녀, 홍진, 장준, 그리고 두 은행이 사장까지 있었다.홍진은 특별히 성급 호텔에서 요리 한 상을 주문한 후 저택으로 보내
"세상에!""누가 조약돌로 이 유리를 깨뜨릴 수 있습니까?"앞으로 걸어간 이성봉은 저도 몰래 냉기를 들이마셨다."보아하니, 정원 밖 수십 미터 지점에서 던진 돌인 것 같습니다. 괴력을 타고난 사람이라 해도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정말 저 사람은... 종사 강자인 걸까요?"장준은 창백해진 얼굴로 분석했다.종사는 그의 눈에 이미 신과 같은 존재이다.모두들 종사라는 두 글자를 듣고 놀라는 기색을 보였다.아무래도 종사는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피라미드 정상에 서 있는 존재이다."이 사람은 아직 조금 부족해요. 종사 강자일지는 모릅니다."과묵한 경천이 옆에서 고개를 저었다."아저씨, 왜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진운이 궁금해서 추궁했다.경천은 말을 하지 않고 임지환을 바라보았다.임지환은 조약돌을 손에 쥐고 깨진 창문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그의 분석이 맞습니다.""정말 종사라면 힘에 대한 통제가 이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겁니다.""총알처럼 유리를 뚫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유리를 깨뜨릴 수밖에 없어요."임지환은 한 손을 짊어지고 담담하게 분석했다."대체 상대는 누구지?"홍진이 눈살을 찌푸렸다.강자가 아무 이유 없이 용은 저택으로 와 유리를 깨뜨릴 리는 없다.게다가 이 산에는 다른 권세가들이 살고 있어 보안도 상당히 엄했다."아마 나를 찾아왔을 거예요."말이 끝나자마자 임지환은 깨진 유리 입구에서 훌쩍 뛰어내렸다.모두들 그저 눈앞에 무언가 스쳐 지난 것처럼 느꼈을 때 임지환은 이미 정원에 서 있었다."누구신지요?"임지환은 영기를 이용하여 소리를 울려 퍼지게 했고 진동으로 인해 사람의 기혈이 솟구치게 만들었다."네 목숨을 앗으려 왔다!"나이가 들어 보이는 목소리가 울려왔다.갑자기 날카롭고 차가운 빛이 정원에서 쏟아져 나왔다.다가가고 나서야 경천은 말문을 잃었다."칼이다!"그렇다. 바로 칼이다!큰 칼 한 자루가 먼 곳에서 날아왔고 날카로운 칼에 달빛이 반사되었다.마치 은빛 폭포수가 등골을 오싹하게
이에 모두가 감탄을 내뱉었다.이게 뭐야? 검이 귀신이라도 들린 건가? 알아서 공격을 해?바로 그 순간, 임지환이 측면에서 검을 내리쳤다.팅! 쿠궁!청아한 소리와 함께 날아가던 검은 정원의 바위에 적중해 돌을 가루로 만들었다.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기이하게 방향을 바꾼 검은 또다시 임지환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임지환은 나름 민첩하게 검의 공격을 피했지만 그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검과 인간이 싸우고 있다고? 내가 지금 도대체 뭘 보고 있는 거지?정말 의지만으로 무기를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무협소설에서나 나올 만한 장면에 다들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한편, 여유롭게 공격을 피하던 임지환은 몇 합을 주고받은 뒤 곧 이상함을 눈치챘다.검의 손잡이 쪽에 금속으로 만들어진 긴 실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아마 무기의 주인은 이 금속사로 검을 컨트롤하고 있는 듯했다. 게다가 주위의 어둠 덕분에 얼핏 봐선 보아내기도 힘드니 정말 검에 귀신이라도 들린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그만 숨고 이만 나오시지.”동시에 임지환은 주먹을 내뻗었다.퍽!전력의 50% 정도 되는 힘이었지만 순식간에 일그러지고 검은 통제를 잃어 그대로 옆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그리고 금속사에 의지해 검을 조종하던 이 역시 관성에 의해 앞쪽으로 끌려나왔고 몇번의 앞구르기 끝에 겨우 중심을 잡은 남자는 검을 낚아챈 뒤 꽤 안정적인 자세로 착지했다.상대는 중년 남자, 키 190cm는 되어 보이는 거구에 근육으로 가득 채워진 상반신은 마치 인간의 육체가 아닌 바위를 보는 것만 같았다.그리고 짙은 눈썹 아래로 보이는 눈동자는 원한으로 잠식되어 임지환을 노려보고 있었다.“당신 정체가 뭐지?”“내 이름은 서삼도다.”차분한 임지환과 달리 서삼도라는 이름의 남자의 목소리는 우레와 같이 장을 가득 채웠다.“서삼도?”남자의 대답에 장준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호흡마저 가빠졌다.“뭐야? 대단한 사람인가?”“아, 약 20년 전에
재능을 가진 사람이 노력까지 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인지 알고 있는 그들이었기에 너도나도 임지환이 걱정되기 시작했다.“난 당신과 아무런 원한 관계도 없는데요. 여기저기 다 부수고 도대체 원하는 게 뭡니까?”임지환의 표정이 어느새 어두워졌다.방금 전 그 검이 깨트린 유리와 가산에 놓인 바위 값만 해도 억이 넘으니 화가 날만했다.“원한 관계가 없어? 흥.”콧방귀를 끼던 서삼도가 코웃음을 쳤다.“임지환, 노천호 네가 죽였지?”“그래. 내가 죽였는데. 그게 왜?”임지환이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천호 형님은 나와 의형제를 맺은 사이었다. 그리고 내 목숨을 구해주신 분이기도 하지. 그러니 네 목으로 하늘나라로 가신 형님의 영혼을 애도할 것이다.”기세좋은 대사와 함께 서삼도가 검을 휘둘렀다.설마 했더니 정말 원한 관계가 있음이 밝혀지자 홍진과 이성봉의 표정 역시 불안감으로 굳어졌다.‘종사급을 앞둔 검광이라... 지환 씨도 이번만큼은 꽤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은데...’일촉즉발의 순간, 홍진이 한발 앞으로 다가갔다.“저기 서 선생님, 잠시만요.”“넌 또 누구지?”서삼도의 칼끝이 홍진을 향하자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으나 나름 지금까지 산전수전 다 겪으며 살아왔던 그였기에 적어도 겉보기에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강한시 시장 홍진이라고 합니다.”“하, 시장? 왜? 시장이라고 하면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았어? 내 칼은 상대가 시장이든 대통령이든 딱히 상관없는데 말이야.”피식 웃던 서삼도가 손목을 휘둘렀다.어둠속에서 서린 빛을 보여주는 칼끝이 추는 춤이 숨 막히는 죽음의 기운을 내뿜었다.“의형제를 잃은 슬픔은 분명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최근 몇 년간 노천호 씨가 수장으로 있었던 맹호당은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왔습니다. 그리고 임지환 씨는 그런 그의 만행을 지켜볼 수 없었던 고위 간부님들의 사살 명령에 따른 것뿐입니다.”이미 임지환과 한 배를 탄 사이인 홍진의 눈동자도 어느새 결연함으로 번뜩이고 있었다.“맹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