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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착한 선유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넌 그냥 닥치고 있으면 돼.”

그 말에 선유가 중얼거렸다.

“참지 못하면요?”

배현수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그럼 내일 생일 선물은 없어.”

“네...”

선물을 위해서 녀석은 입을 다물어야 했다.

이틀 밤이나 아빠의 선물이 궁금해 죽을 지경이다.

안방 문이 ‘딸깍’소리를 내며 열리자 배현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눈을 감았다.

선유는 고개를 돌려 조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방금 아빠가 잠꼬대했어!”

조유진이 다가와 물었다.

“무슨 잠꼬대?”

큰 눈을 껌벅이는 녀석의 작은 얼굴은 천진난만해 보였다.

“아빠가 엄마 이름을 불렀어. 안 취했다면서 더 마실 수 있다고 했어.”

조유진은 얼떨떨한 눈빛으로 술에 취한 배현수를 바라보다 뜨거운 수건으로 그의 손을 닦아주며 말했다.

“인사불성이 된 사람이 더 마실 수 있다고?”

선유는 턱을 끄덕였다.

“응응! 아빠는 엄마와 너무 결혼하고 싶대!”

조유진은 침대 옆에 앉아 선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선유야, 엄마가 질문 하나 할게.”

선유는 어린 나이지만 늘 애어른처럼 어른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어른들이 곤혹스러워하는 일이 어쩌면 어린아이에게 물어보면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아이들은 순진하고 그들의 세상은 간단하기에 외부의 방해 없이 깔끔하게 문제를 직시할 수 있다.

“엄마, 무슨 질문인데? 엄마도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조유진이 물었다.

“가장 친한 친구가 너를 두 번 속였다면 넌 그 친구와 계속 놀 거야?”

선유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아빠가 엄마를 속였어?”

이렇게 티가 났나?

조유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렇지. 아빠가 엄마를 속이는 게 엄마는 너무 싫거든.”

조유진은 배현수에게서 등을 돌린 채 선유와 얼굴을 맞대고 말하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침대 위의 남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심장마저 답답한 듯했다.

선유는 한참을 고민하다 대책을 내놓았다.

“그럼 엄마도 아빠를 속여서 얼마나 잘못한 건지 알게 해줘요.”

참 ‘좋은’ 생각이다.

조유진은 더 이상 꼬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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