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36화

안방의 불빛은 매우 어두워 배현수는 미처 그녀의 안색을 보지 못했다.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더니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손도 안 댔는데 벌써 아파? 유진아, 지금 아픈 건 나야.”

아파서 죽을 지경이다.

조유진은 가는 팔로 그의 팔뚝을 잡더니 굳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 나 생리 온 것 같아요.”

...

대제주시.

육지율은 남초윤을 데리고 저택에서 설날 저녁 식사를 한 뒤 교외의 강변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며칠째 눈이 계속 내려 강에 얼음이 두껍게 얼어있었다.

육지율이 차에서 내리려고 할 때 휴대폰이 울려 고개를 돌렸더니 발신자 표시에는 ‘유’자가 떠 있었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초윤도 당연히 봤다.

얼마나 신경을 쓰면 상대방의 풀네임도 저장하지 않았을까? 오직 ‘유’자로만 저장을 한다고?

남초윤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받고 싶으면 받아요.”

육지율의 이런 상황이 한두 번도 아니었기에 남초윤은 익숙해졌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가시가 박힌 것처럼 아팠다.

육지율은 진짜로 그녀의 말대로 전화를 받았지만 스피커폰으로 받았다.

아름다운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부드럽게 들려왔다.

“지율 씨, 새해 복 많이 받아.”

육지율은 편안한 자세로 운전석에 기대 있었다. 잘생긴 사납고 건방진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모습으로 덤덤하게 대답했다.

“응, 새해 복 많이 받아.”

유설영은 바로 물었다.

“아직도 육씨 저택에 가서 설날 저녁을 먹어?”

“다 먹었어.”

그 말에 유설영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럼 놀러 나올래? KK클럽으로 내가 사람들을 불렀는데 고등학교 동창들도 여럿 있어.”

남초윤의 가슴은 저도 모르게 철렁 내려앉았다.

육지율은 핸들에 손을 얹은 채 남초윤을 쳐다보다가 한마디 툭 내뱉었다.

“가족과 같이 나왔어. 난 안 갈 테니 너희들끼리 놀아.”

유설영은 조롱 섞인 어조로 말했다.

“가족? 가족이 있어? 할아버지와 같이 불꽃놀이 보러 나간 거야?”

망신스러운 육지율의 결혼이었기에 남초윤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