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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조유진이 이렇게 반문하자 배현수는 눈에 띄게 얼어붙었다.

그는 조유진의 어깨를 짓누르더니 부드럽고 향긋한 목덜미에 얼굴을 깊숙이 묻으며 말했다.

“어쩔 수 없어, 개처럼 따라다녀야 해. 네가 언젠가 돌아봐 주기를 기다리면서.”

답답하게 들리는 그의 목소리가 조유진의 심장을 찔렀다.

왠지 모르게 배현수가 성남까지 와서 그녀와 엄창민을 몰래 따라다녔던 기억이 났다.

목구멍이 점점 시큰거린 조유진은 실소를 터뜨렸다.

“내가 무시해도 참을 수 있어요?”

“몰라.”

그의 대답에 가식이 없었다.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두 손은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그런 그의 신체적인 반응이 조유진은 낯설지 않았다.

배현수의 손을 살짝 헤집고 돌아서서 그를 보려고 했으나 점점 더 강하게 그의 허리를 조였고 남자의 손등에 핏줄마저 선명히 드러났다.

손을 뗄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조유진은 살짝 흐느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말했다.

“몸이 왜 이렇게 반응해요? 송지연이 엉터리 심리상담사예요?

배현수는 어이없는 듯 말했다.

“송지연이 엉터리 의사가 아니라 내가... 너 없으면 못 살아.”

조유진과 헤어져 있는 동안 손에 입은 화상흉터는 아물지 않았고 새 상처가 낡은 상처를 덮어도 엄지손가락에는 옅은 흉터가 남아 있었다.

조유진은 눈시울을 살짝 적셨다.

“배현수 씨, 불쌍한 척하는 거예요?”

아직도 척할 필요가 있을까?

지금도 충분히 유기견처럼 보이지 않냐 말이다.

한참을 묵묵히 있던 배현수가 말했다.

“예지은의 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네가 대제주시를 떠난 뒤 갑자기 실종됐어.”

조유진은 순간 심장이 멎는 듯했다.

“그럼 찾았어요? 내가 그날 찾아간 것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아직 찾고 있어. 너와 상관없어.”

조유진은 예지은에 대해 복잡한 마음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조씨 집안으로 데려온 사실을 안 후부터 절대 좋은 감정이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예지은은 배현수의 친어머니이기에 미워할 수 없었다.

두 모자가 비록 정이 깊지는 않지만 혈연관계가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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