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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엄창민이 배현수를 여러 번 흔들었다.

한 번 흔들어 움직이지 않으면 두 번 흔들고 또 세 번 흔들고...

엄창민은 이상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나도 안 취했는데 이 사람이 취했다고?”

배현수가 그보다 주량이 약할 리는 없다. 밑바닥부터 장사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런 술자리 문화를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엄창민은 일부러 심술궂게 굴며 말했다.

“술잔에 있는 술을 다 마시지 않으면 조유진과 결혼 못 할 거예요?”

하지만 엎드려 있는 남자는 여전히 꼼짝하지 않았다.

정말 취한 것 같았다.

선유가 달려가 의자에 꿇어앉더니 작은 손으로 배현수의 팔을 잡고 힘껏 흔들었다.

“아빠, 얼른 일어나서 술 마셔요!”

‘다 마시지 않으면 삼촌이 엄마와 아빠의 결혼을 반대할지도 몰라요.’

이것보다 더 안 좋은 결과는 없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조유진이 남자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

“배현수 씨?”

엄준이 한마디 끼어들었다.

“3대1로 마셔서 진짜로 취해 쓰러진 건 아니겠지? 선유야, 네 아빠가 아직 숨쉬고 있는지 확인해 봐. 진짜로 쓰러지면 안 되니까!”

이 말에 조유진은 깜짝 놀랐다.

선유는 테이블 위쪽으로 올라가 배현수의 코 위에 작은 손을 갖다 대더니 말했다.

“아직 숨은 붙어 있어요.”

엄명월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우리 넷이 술 네 병도 다 못 마셨어요. 다들 주량이 얼마나 센데 사람이 죽겠어요?”

잠시 멈첫한 엄명월은 이내 장난기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 배현수가 아직 사위도 아닌데 벌써 마음이 아픈 거예요?”

조유진은 마지막 술병을 흔들었다. 보아하지 아직 3분의 1이 남았다.

즉 그들 네 명은 술 네 병을 거의 다 마셨고 배현수 혼자서 적어도 한 병을 다 마셨다는 것이다.

진짜로 취한 것이든 아니면 취한 척하는 것이든 쓰러질 때가 됐다.

“아빠, 이만 이 사람 데리고 올라가 쉴게요. 그만 마시고 밥이나 좀 드세요.”

엄준은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도 집사, 환희와 같이 배현수 좀 부축해 주세요.”

조유진과 도 집사는 배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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