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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선유가 작은 손을 뻗어 하나 집어 들려고 하자 남자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녀석의 손을 바라봤다.

하지만 예민하지 못한 선유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한 조각씩 집어들어 먹어치웠다.

잠시 후, 엄창민은 소장하고 있던 술 두 병을 가져와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최근 난방 때문에 건조하던 찰나 테이블에 오렌지가 한 접시 놓여있는 것을 언뜻 보고는 그도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먹고 나서 맛이 괜찮았는지 또 손을 뻗으려 했다.

조유진을 달래기 위해 오렌지를 준비했던 배현수는 코앞에서 그 오렌지가 선유와 엄창민에게 먹히는 것을 지켜봤다.

마지막 한 조각이 남았을 때 참다못한 배현수는 과일 접시를 뺏어서 조유진에게 건네며 한마디 했다.

“먹어.”

그녀가 먹지 않으면 배현수는 어이가 없어 잠을 설칠 것이다.

조유진은 그의 체면을 지켜주기 위해 마지막 조각을 집어먹었다.

엄명월이 도착하자 설날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다.

테이블에서 엄준, 엄창민, 엄명월은 모두 술을 마셨다.

‘자격이 없는 사위' 배현수도 당연히 술을 마셔야 했다.

오늘 밤 안 마시면 조유진과 구청의 문턱을 넘을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설날 저녁 식사를 한 젓가락 집기도 전에 엄창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술을 들더니 각자 앞에 있는 150cc 디켄터를 가득 채웠다.

엄명월이 조유진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오늘 밤은 삼 대 일인 거예요? 배 대표가 술 너무 많이 먹는다고 마음이 아프거나 하진 않겠죠?”

조유진은 조롱하며 말했다.

“아프지 않으니까 얼마든지 마셔요. 나중에 엄명월 씨가 남자를 데려와도 똑같을 거예요.”

배현수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디켄터를 들고 앞에 있는 술잔에 술을 한 잔 따른 후 고개를 숙여 조유진의 귀에 대고 말했다.

“내가 진짜로 취하면 사모님이 케어해 주세요.”

엄준은 잔을 들어 첫 시작을 알렸다.

“그래, 이번 설에 드디어 다 모였구나.”

말을 마친 뒤 엄창민과 엄명월을 바라보며 두 마디를 더 했다.

“두 사람도 힘내서 내년에 꼭 다른 사람을 데려오길 바라!”

엄명월이 대꾸했다.

“술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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