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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차 안에서 배현수는 그녀를 얼마나 안고 있었는지 모른다.

눈 내리는 밤, 조유진이 엄씨 사택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후에야 뒤돌아섰다.

조유진은 살금살금 침실로 들어가 2층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 검은 차는 엄씨 사택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되어 있었다.

배현수는 몸을 숙여 뒷좌석에 탔다. 차가 천천히 떠났다.

차 안에서, 운전하는 서정호가 백미러를 힐끗 쳐다보았다.

배현수가 안경을 쓰고 있었다.

서정호는 한마디 불평했다.

“배 대표님, 이번에 해독제가 없었으면 죽을 뻔했어요. 눈도 일시적으로 실명했는데 조유진 씨가 진짜로 대표님을 내버려 두고 진주시로 출장 가는 거예요?”

적어도 2, 3일은 같이 있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너무 양심이 없다.

배현수는 약지의 플래티넘 반지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SY그룹도 뒤치다꺼리해야 할 일이 많으니 급할 거 없어. 오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서정호는 다 알면서도 말을 아꼈다. 그저 웃으며 한마디 했다.

“배 대표님, 사실 애교 좀 배워요. 애교를 부리면 조유진 씨의 마음이 분명 약해질 거예요.”

애교?

이 단어는 배현수와 극도로 어울리지 않는다. 심지어 위화감까지 있다.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이내 본론으로 돌아왔다.

“강이찬이 나를 찾은 적 있어?”

“아니요. 강 사장이 손에 있던 지분 10%를 매각한 후, 더 이상 움직임이 없어요. 설마 동생의 복수를 하려는 건 아니겠죠? 배 대표님, 조유진 씨에게 경호원 몇 명을 붙일까요? 강 사장이 혹시라도 조유진 씨를 납치해 복수한다면...”

배현수는 그 말을 바로 부정했다.

“강이찬은 그렇게 못해.”

첫째, 이것은 강이찬의 성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다.

그리고 둘째는 강이찬도 조유진에게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다.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쓰레기가 아닌 이상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에게 손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강이찬이 그 정도로 치사하지 않다.

“강이찬의 주식을 산 사람을 알아냈어?”

서정호가 대답했다.

“열오라는 벤처회사입니다. 규모가 작아서 눈에 띄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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