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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담배를 깨문 강이찬은 얼떨떨한 얼굴을 짓더니 이내 피식 웃었다.

“그러게 말이야. 앞으로 가능성이 없는 일은 억지로 하려 하지 마. 나같이 담배를 못 피우는 사람에게 라이터를 줘봤자 소용이 없는 것처럼 말이야.”

그러더니 손을 번쩍 들어 손에 들고 있던 라이터를 저 멀리 강에 던졌다.

‘풍덩’하는 작은 소리가 났다.

강물에 작은 잔물결이 일었지만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을 되찾았다.

이 라이터는 SY그룹을 설립할 때 배현수가 선물한 것이다.

창업은 곧 접대를 의미한다.

담배도 술도 할 줄 모르면 고객 대응이 어렵다.

하지만 이제는 필요 없다.

친분도 없는데 이 라이터를 남겨서 뭐하겠는가?

강을 바라보는 배현수의 시선은 점점 깊어졌다.

“나를 친구로 생각하든 말든 강이찬, 너에게 미안한 마음은 없어. 지금 너는 주식을 돈으로 바꿔서 이곳을 떠났어. 예전에 너와 약속했던 1조 원의 재산이 지금 실현되었네? 내가 감옥에 있었던 3년 동안, 네가 SY그룹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그러니까 이건 네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것들이야. 그러니까 나도 너를 막지 않을게.”

강이찬은 이를 악물더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증권감독위원회에서 나에게 연락하지 않았어. 혹시 네가 미리 얘기한 거야?”

배현수는 부인하지 않았다.

“별로 큰일도 아니잖아. 증권감독위원회가 너를 찾는다고 해도 기껏해야 일상적인 조사일 뿐이야. 벌금 정도 물겠지. 하지만 네가 꼭 가겠다면 아무도 막을 수 없어.”

강이찬의 손가락 사이로 타오르고 있던 담배는 찬 바람이 불자 선홍빛을 띠었다.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14년이 지났어. 하지만 우리는 결코 같은 편이 아니었어. 배현수, 앞으로 너는 네 길을 가고 나는 내 길을 가고, 각자 다른 길을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배현수는 가볍게 웃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처음 약속은 지켰으니 더 이상 같이 이 길을 걸을 필요가 없겠지. 그동안 고마웠어.”

“그래. 그럼 그렇게 해.”

강이찬은 타버린 담배꽁초를 버리더니 코트를 들고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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