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97화

통화는 계속되었다.

조유진은 그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릴까 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새벽 5시가 다 되어갔지만 진주시의 겨울밤은 여전히 캄캄했다.

호텔 방 문밖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렸다.

똑똑.

기척이 들리자 조유진은 휴대전화를 옆에 두고 벌떡 일어섰다.

방범 체인을 풀고 열려고 했지만 드래곤 파의 납치가 생각나 한마디 물었다.

“누구세요?”

“룸서비스입니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익숙하고 훤칠한 남자의 모습이 그녀를 감싸 안았다.

큰 손이 허리를 껴안았다.

차갑고 은은한 향기가 그녀를 덮쳤다.

배현수는 몸을 숙였다. 그러고는 얼굴을 숙이더니 코끝을 맞대고 말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룸서비스라고 하는데 문을 열어?”

조유진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누군가 포옹해주기 위해 한밤중에 여기까지 달려온 것을 알거든요.”

사실 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알아봤다.

배현수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부둥켜안은 채 방으로 들어갔다.

쾅.

배현수는 발을 들어 방문을 걷어찼다.

안경 렌즈 뒤 남자는 검은 눈망울에 장난기를 머금고 웃었다.

“문앞까지 배달된 남자, 한 번 맛보지 않을래?”

조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자가 계속 말을 이었다.

“안경 좀 벗겨줘.”

일회용 슬리퍼를 신은 조유진인지라 두 사람은 키 차이가 많이 났다.

그녀는 그의 팔을 잡고 힘주어 까치발을 들고는 손을 들어 그의 콧등에 있는 안경을 벗겼다.

배현수가 한마디 더 했다.

“키스?”

안경을 벗는 순간 조유진은 허리가 부쩍 조이는 것을 느꼈다.

뜨거운 키스가 거침없이 이어졌다.

심지어 그녀에게 저항하고 고려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조유진은 그의 힘준 포옹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작은 이별이 신혼보다 낫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잠깐의 이별 후 두 사람은 서로를 더 많이 그리워하고 있었다.

키스는 결코 부드럽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깊었다.

조유진은 숨이 막혀 그의 품에 주저앉아버렸다. 하얀 손을 그의 어깨에 놓은 채 그의 깊은 키스에 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