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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조유진의 전화였다.

배현수는 감정을 추스른 후 아무렇지 않은 듯 전화를 받았다.

“진주시에 도착했어?”

“네, 오후에 공장을 둘러보고 이제 막 호텔에 들어왔어요.”

전화기 너머로 윙윙거리는 바람 소리를 들은 조유진이 물었다.

“지금 어디예요?”

배현수는 가볍게 웃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순찰 중?”

조유진은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네, 순찰 중이요... 그런데 잘 안 돼요?”

“아니.”

배현수는 휴대전화를 손에 쥔 채 난간에 한쪽 팔을 기댔다.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는 여유로운 듯 보였다.

건축자재 공장의 최근 자료를 보는 조유진은 휴대폰을 얼굴과 어깨에 끼고 통화를 하면서 말했다.

“그래서 지금 대체 어디에 있는 건데요?”

“불야항 바, 육지율이 술 마시자고 해서.”

“전화기 너머로 바람 소리가 들려요.”

그러자 배현수가 말했다.

“귀가 밝네? 가게 안에 오래 있었더니 답답해서 바람 쐬러 나왔어.”

조유진이 갑자기 물었다.

“강이찬 씨와 완전히 끝난 거예요?”

배현수는 순간 넋을 잃었다. 눈살마저 찌푸려졌다.

“소식이 아주 빠르네. 유진아, 왜 갑자기 내 일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거야? 나중에 결혼하면 네 손에 죽는 거 아니야?”

나태한 배현수의 말투는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이상하게 들렸다.

조유진은 일부러 한마디 했다.

“아직 결혼하겠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결혼 후에 아내가 엄격하게 관리할까 봐 걱정돼요? 신경 쓸지 말지도 아직 생각하지 못했어요.”

배현수는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담배를 든 채 난간에 느슨하게 기댔다.

“네가 나 신경 써주지 않으면 누가 나를 신경 써주는데?”

담뱃재가 한 움큼 타오르자 남자는 툭툭 털었다. 그러자 담뱃재가 사방에 흩날렸다.

조유진은 입꼬리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말꼬리 잡지 말아요. 강이찬 씨가 2조 원의 주식을 현금화해서 SY그룹을 떠났잖아요. 두 사람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거예요?”

“나 하나만 신경 써. 강이찬까지 신경 쓸 필요 없어.”

배현수는 사실 조유진에게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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