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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차 문을 열고 긴 다리를 뻗어 레이싱 카에 올라탄 배현수는 나지막하면서도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질 일은 없을 거예요.”

엄창민은 입꼬리만 올리며 겉으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 자식, 정말 안하무인이네?’

배현수의 차 옆으로 성큼성큼 걸어간 엄창민은 손가락을 힘껏 움츠려 차 지붕을 툭툭 쳤다.

“이겨도 그게 무슨 약속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남자는 차가운 얼굴로 그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죽으라고 하지는 않을게요.”

그 말에 엄창민은 말문이 막혔다.

“걱정 마세요, 합법적인 일이니까. 엄창민 씨에게 좋은 일이에요.”

계속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엄창민에 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벌써 겁먹은 거예요?”

승부욕이 불타오른 엄창민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내가 겁먹은 거로 보여요? 18굽이 레이싱 트랙이 누구의 땅인지는 알아요?”

“성남에서 길에 떨어져 있는 동전 하나까지 전부 엄씨 집안 거, 아니에요? 18굽이 레이싱 트랙? 엄 대표님의 땅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나요.”

엄씨 집안과 같이 거대한 사업에 몸담고 있는 가문이 회색지대의 어두운 사업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었다.

카지노, 레이싱 경기장, 경마장.

성행 그룹에 입사하기 전, 18굽이 레이싱 트랙은 엄창민이 직접 관리했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서 레이싱을 한 횟수만 한두 번이 아니었고 18굽이 레이싱 트랙에도 매우 익숙했다.

하지만 처음 온 배현수는 여기에 몇 개의 레이싱 코너가 있는지도 잘 모른다. 그런 사람이 엄창민과 겨뤄서 이길 수 있을까?

그것은 헛된 망상이나 다름없었다.

뼛속까지 의리를 지키는 엄창민은 쉽게 남의 덕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배현수를 보고 한마디 충고했다.

“반 시간 줄게요. 우선 레이스라도 익히는 것은 어때요?”

배현수는 바로 거절했다.

“아니요, 일찍 도착해서 이미 한 바퀴 달렸어요.”

엄창민은 그의 말이 우스울 뿐이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한 바퀴요? 한 바퀴 달리고 이미 익혔다고요? 이따가 사람이 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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