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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입꼬리를 양옆으로 올린 조유진은 마치 스스로를 비웃는 듯했다.

“나 너무 못났죠?”

자존심은 이러면 안 된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이성은 더더욱 그녀를 설득하고 있었다.

‘조유진, 더 이상 매달리지 마. 이 남자는 너와 결혼할 생각이 없어. 그렇게 못 난 사람처럼 굴지 마!’

하지만 마음속에서 무시할 수 없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조유진, 이 사람은 배현수야. 꼬박 7년을 그리워한 사람이라고. 그 사람이 지금 눈앞에 있어. 조금만,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이 사람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확실하지 않았지만 머리보다 몸이 그를 붙잡고 있었다.

배현수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시뻘게진 눈실울은 어느새 약해진 그의 마음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그의 부드러움을 짓누르고 있었다.

조유진은 당장이라도 깨지고 부서질 것 같이 연약해 보였다.

배현수는 담담하고 차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마음속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녀 때문에 마음이 약해진 적은 수도 없이 많았다. 이번이 몇 번째인지 셀 수조차 없었다.

그녀에게 ‘안 된다’고 말하고 거절하려 했다.

그러나 조유진은 아예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듯 하얀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싸고는 입을 막아버렸다.

입술과 혀가 얽히고설켜 서로를 한없이 원하고 있었다.

이런 수단은 이제 너무 식상했다. 별로 신선한 느낌도 없었다.

늘 모든 일에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배현수였지만 지금 이 순간, 그의 품속에 있는 사람이 조유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조유진이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배현수는 스스로 한 번 또 한 번 이성과 감성의 싸움을 펼쳤다.

다급한 그녀는 키스와 함께 온몸을 거의 배현수 품 안에 파고들다시피 했다.

배현수는 엉겁결에 손을 들어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잡아줬다. 혹시라도 등 뒤의 책장에 부딪힐까 봐였다.

그녀의 키스는 배현수의 얇은 입술부터 시작해 턱과 목젖까지 계속 이어졌다.

배현수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지만 차마 그녀를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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