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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자기를 바라보는 조유진의 뜨거운 눈빛에 배현수는 장난기 섞인 얼굴로 웃더니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뺨을 주무르며 말했다.

“자고 가라고 하면 단순히 잠만 자지 않을 거야.”

그는 일부러 겁을 주었다.

얼굴이 살짝 달아오른 조유진은 심장박동이 조금 빨라졌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

“괜찮아요. 단순히 잠만 잔 적이 몇 번이나 된다고요?”

배현수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조유진은 그의 손을 더 꽉 움켜쥐었다.

혹시라도 도망갈까 봐 두려운 듯 말이다.

배현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기는 남의 집이야. 우리가 게스트 룸에서 너무 큰 소리를 내면... 물론 나야 상관없는데 유진아, 너는...”

귀까지 빨개진 조유진은 배현수를 째려보며 말했다.

“크게 움직이지 않으면 되잖아요.”

일부러 작정하지 않은 이상, 큰 소리는 어느 정도 자제할 수 있다.

배현수는 그녀의 손가락을 주물럭거리며 말했다.

“일단 시작하면 못 참을 수도 있어.”

물론 이 말도 사실이었다.

입술을 깨문 조유진은 갑자기 그더러 자고 가라고 한 말을 취소하고 싶었는지 꽉 잡고 있던 손도 어느 정도 느슨해졌다.

배현수는 이렇게 그녀의 손만 잡고 있어도 불타오르는 감정에 미칠 지경이었다.

조유진이 앞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그는 금세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런 느낌은 사람을 너무 괴롭게 했다.

그녀의 손을 놓은 배현수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

“엄창민 씨와 사업 얘기 좀 하고 올게. 나 오늘 운전하지 않았는데 이따가 호텔까지 데려다줄래?”

조유진은 눈빛을 반짝이더니 더 이상 투정 부리지 않고 흔쾌히 승낙했다.

“그래요.”

며칠 동안 감정이 삐걱거렸던 두 사람이었다. 냉전이 끝난 후가 제일 뜨거운 시기였다. 도저히 숨길 수 없었다.

방문을 나서기 전, 배현수는 갑자기 큰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더니 얼굴을 숙이고 말했다.

“한 번만 더 할까?”

분명 질문이었지만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이미 그녀의 입술과 혀를 공격하고 있었다.

은은한 담배 냄새와 과일 차 향이 섞인 사탕의 달콤한 맛이 입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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