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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입구에 서서 남녀의 자세를 바라보면 애매하기 그지없었다. 꼭 마치 배현수가 백소미를 당장이라도 덮치려는 것 같았다.

여기에 백소미의 겁에 질린 애꿎은 표정까지 더해져 배현수는 빼도 박도 못할 상황이었다.

조유진을 본 순간 백소미는 더 높은 소리로 울부짖었다.

“배 대표님, 이거 놓으세요... 유진 언니, 오해하지 마세요! 배 대표님과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언니가 잘못 본 거예요...”

설명하면 할수록 더 이상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숨기려 할수록 더 엉뚱한 상황이 되었다.

백소미의 팔을 힘껏 뿌리친 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악랄한 독기를 뿜어내며 말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만 소리 질러.”

왼팔이 탈골된 백소미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왼손이 아래로 축 늘어져 있었다. 너무 아팠지만 혹시라도 조금 전의 연기가 드러날까 봐 쉽게 티를 낼 수도 없었다.

방문 앞에서 차분한 얼굴로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던 조유진은 의아한 듯 배현수에게 물었다.

“사업 얘기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갑자기 싸워요?”

백소미가 입을 열려고 하자 배현수는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눈빛은 꼭 마치 함부로 입을 놀리면 다른 한쪽 팔도 부러뜨리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백소미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더니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지금은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녀는 당황하고 억울한 눈빛으로 엄창민을 바라보며 애원했다.

“창민 오빠, 저...”

백소미의 신원은 아직 더 조사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엄씨 집안의 사람이다.

엄씨 사택 안에서 배현수가 이렇게 버젓이 엄씨 집안 사람을 함부로 건드린다는 것은 도발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개를 때리려 해도 그 주인을 봐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엄씨 집안 사람을 안중에도 두지 않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행동하다니!

엄창민이 눈살을 찌푸렸다. 당연히 불쾌하기 때문이다.

“배 대표님,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배현수는 백소미가 방금 건드린 자기의 오른쪽 어깨를 툭툭 쳤다. 얼굴은 얼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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