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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강이진이 아이를 죽이는 장면을 꿈에서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른다. 하지만 강이찬은 옆에 서서 모든 것을 외면했고 슬퍼하거나 마음이 약해지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심미경은 아이를 구해달라고 강이찬을 목청껏 불렀지만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

강이진은 팔짱을 낀 채 의기양양한 얼굴로 그녀를 향해 웃으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어쩌면 그날 교통사고의 트라우마가 너무 큰 탓일지도 모른다.

짐을 싸고 나온 지 며칠 동안, 그녀는 한숨도 못 잤다.

강이찬에 대한 감정이 더욱 복잡해졌다.

그는 아이의 친아버지였지만 지금은 아이를 죽인 공범이 되었다.

그를 마주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망의 감정이 넝쿨처럼 가슴속에서 천 갈래 만 갈래 퍼져나갔다.

강이찬은 떠나려 하지 않았고 심미경은 문을 열지 않았다.

한 명은 문밖에서 다른 한 명은 집 안에서 밤새도록 이렇게 대치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어두웠던 강이찬의 눈빛이 순식간에 맑아졌다. 그는 심미경을 덥석 끌어안으며 말했다.

“미경 씨, 우리 집에 가요. 네?”

심미경은 두 팔을 아래로 늘어뜨린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초췌한 얼굴에는 그 어떤 감정 기복도 없었다.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에 계속 있어봤자 내 결정은 변하지 않아요. 이미 엎질러진 물,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어요. 아니면...”

“아니면요?”

강이찬은 자기가 할 수만 있는 일이라면 반드시 할 것이다.

심미경은 덤덤한 얼굴로 그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너무 가벼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면 죽은 아이를 다시 살리던가...”

죽은 아이를 다시 살려오면 그를 용서할 수 있을지 모른다.

강이찬은 많이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는 심미경의 두 어깨를 잡고 말했다.

“아이를 갖고 싶으면 나중에 한 명 더 가지면 되잖아요. 지금 의료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데요. 국내에서 치료가 안 되면 해외로 가요. 그래도 안 되면 시험관 아이도 해볼 수 있고요.”

이때, 심미경이 그의 말을 끊었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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