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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조유진은 자신의 안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배현수 곁에 머물 수 있었다.

하지만 선유는?

선유와 함께 모험을 같이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이제 막 납치범의 손에서 구해낸 선유였다.

선유의 작은 얼굴을 보면 속으로 죄책감과 불안이 홍수처럼 밀려왔다.

선유를 빌미로 그녀에게 이런 강요를 하는 것은 배현수도 어쩔 수 없었다.

배현수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약간 굳은살이 박인 그의 손끝이었지만 손길은 너무 부드러웠다. 그는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아 말했다.

“미안해, 너와 선유를 이 악랄한 싸움에 휘말리게 해서. 나만 아니었다면 너희들은 이런 것들을 감수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그를 올려다보는 조유진의 붉어진 눈시울은 아쉬움으로 가득 찼다.

조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다시 한번 물었다.

“피하러 스위스에만 가면 되는 거예요? 현수 씨, 나에게 숨기는 거 없어요?”

그녀는 자신이 온실 속의 화초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배현수와 헤어진 6년 동안 충분히 고생했고 모든 것을 견뎌냈다.

남자는 모든 감정을 숨겼다. 그의 눈빛에서 이상한 점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배현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문지르더니 온화한 목소리로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없어. 이 위기만 해결하면 스위스로 데리러 갈게. 그때...”

잠깐 멈칫한 배현수는 다시 말을 이었다.

“우리 혼인 신고를 하러 가자. 결혼도 하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한없이 부드러웠고 입가에는 옅은 웃음이 감돌았다.

그냥 하는 말 같지 않았다.

분명 약속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왜 그런지 조유진은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갑자기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럼 깍지 걸어요.”

배현수는 잠깐 어리둥절해 하더니 이내 웃었다.

“왜 갑자기 선유처럼 행동하는 거야? 깍지 걸면? 그다음에는 백 년 동안 변하지 말아야겠네?”

조유진은 아주 진지한 얼굴로 ‘네’라고 대답하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왜요, 못 하겠어요?”

남자는 침울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더니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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