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69화

조유진은 스위스에 간다는 사실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다시 돌아오게 되면 결혼하겠다는 배현수의 말에 더 이상 무섭지도 않았고 거부감도 덜 느꼈다.

사람은 희망이 생기면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그녀의 기대에 찬 눈빛에 배현수는 울컥 목이 메어왔다.

“이번에는 못 데려다줄 것 같아. 엄창민 씨가 바쁘면 내가 서정호와 몇 명 더러 너희 두 사람 데려다주라고 할게.”

“그래요...”

조유진은 다소 실망한 얼굴이었지만 결국에는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SY그룹에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그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고 그의 짐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배현수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 귀띔했다.

“스위스에 마당이 있는 집 하나를 샀어. 선유가 눈사람을 만들고 싶어 하면 마당에서 만들면 돼. 집사와 가정부도 다 구했어. 두 골목만 건너면 가게들이 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날씨가 추우니까 밖에 함부로 나가지 마.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집사더러 사 오라고 해. 너는 폐가 안 좋아서 감기 걸리기 쉽잖아. 내가 곁에 없으니까 옷 따뜻하게 입고 몸 관리 잘해. 선유가 아무리 놀기를 좋아해도 혼낼 때는 가차 없이 혼내야 해. 마음 아파하지 말고.”

늘 과묵하던 배현수가 오늘따라 말을 많이 했다.

조유진이 웃으며 말했다.

“나도 세 살짜리 아이 아니거든요. 나와 선유는 알아서 잘할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유진아...”

“네?”

배현수는 그녀의 귀밑머리를 쓰다듬더니 쉰 목소리로 말했다.

“수고했어.”

그러자 조유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선유와 고생하러 스위스에 가는 것도 아니고. 집사와 가정부까지 다 구했다면서요. 나와 선유가 6년 동안 둘이서 지내던 것에 비하면 훨씬 나아요.”

그녀를 바라보던 배현수에게서 무심코 나온 한마디였다.

조유진은 그를 위로하기 위해 대꾸했다. 하지만 웃으며 꺼낸 이런 말들은 그의 마음속 가장 부드러운 곳을 칼로 찌르는 듯했다.

이들이 헤어진 6년 동안 배현수는 선유에게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