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5화

배현수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나와 사업 얘기하면 돈을 벌 수 있어서?”

조유진은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

“안 보내줄 거야?”

조유진이 손을 놓자 배현수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몸을 숙여 다시 키스했다.

“조금 이따가 호텔에 데려다줘. 깨끗한 속옷 챙기는 거 잊지 말고.”

얼굴이 빨개진 조유진은 방문을 나서는 배현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백소미는 배현수를 데리고 엄준의 서재로 들어갔다.

서재 안은 용연 향초를 피우고 있어 따뜻하고 묵직한 나무 향이 났다.

슬림한 베이지색의 모직 원피스를 입은 백소미는 온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얼핏 보면 조유진과 비슷해 보였다.

배현수를 꼬시려고 작정한 듯했다.

하지만 그녀의 수법에 넘어갈 배현수가 아니었다. 이런 수법은 그저 하찮아 보일 뿐이었다.

배현수는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백소미 씨, 저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요?”

배현수 가까이에 다가간 백소미는 그의 어깨에 손을 살포시 놓았다. 동작 하나하나 모두 그를 꼬시기 위해 작정한 듯했다.

“배 대표님, 저와 결혼하실래요?”

인상을 찌푸린 배현수는 경멸과 조롱이 역력한 눈빛으로 말했다.

“뭐라고요?”

“방금 들은 그대로예요. 우리 모두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이에요. 장사꾼들은 감정보다 이익을 먼저 따지죠. 엄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가 배 대표님과 손을 잡으면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 아닐까요? 남쪽과 북쪽의 사업 모두 우리 것이 되니까요. 성행 그룹과 SY그룹은 원래부터 협력하는 관계였어요. 배 대표님만 승낙하면 이 결혼은 성행 그룹에도 SY에도 큰 호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배현수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으로 백소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자와 결혼해서 내 이익을 넓힐 생각 따위 없어요. 계산을 잘 못 한 것 같네요.”

“유진 언니를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그럼 이렇게 하죠. 대외적으로는 저와 결혼하고 사적으로 유진 언니를 계속 만나도 뭐라고 하지 않을게요. 제가 원하는 것은 돈이지 사람이 아니니까요. 성행 그룹의 딸과 결혼하면 배 대표님에게도 나쁠 것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