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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엄창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뭐라고?”

전화기 너머의 엄명월은 다급히 말했다.

“당장 홍보팀을 통해서 정식으로 입장발표를 해야 될 것 같아. 안 그러면 내일 주주총회에서 임직원들이 난리를 칠 거야. 일단 나는 엄씨 사택으로 먼저 돌아갈게. 근데 오빠는 어디야?”

“금방 갈게.”

...

엄씨 사택으로 돌아가니 집안 분위기는 한껏 더 긴장된 상태였다.

엄준이 혼수상태에 빠진 소식은 이미 각종 플랫폼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성행 그룹의 주인이 바뀔 것이라는 추측도 분분했다.

정식으로 입장발표를 하지 않으면 내일 주가가 반드시 내려갈 것이다.

엄명월은 검색어 화면이 켜진 휴대전화를 ‘쾅’하고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오빠, 누가 한 짓일까? 아버지는 어제 쓰러지셨어. 병원에는 우리 몇 명밖에 없었고. 외부인이 이렇게 빨리 소식을 퍼뜨릴 리가 없잖아?”

엄명월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을 훑어봤다.

엄창민? 조유진? 백소미? 아니면 배현수?

그녀의 매서운 눈빛은 이내 구석에 앉아 초콜릿을 먹고 있는 선유에게로 향했다.

선유는 초콜릿으로 물든 시커먼 앞니를 드러내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

“이모, 저 아니에요.”

그러자 엄명월은 코웃음을 쳤다.

“너에게 그럴 능력이 어디 있겠어?”

선유는 다시 대꾸했다.

“우리 엄마도 아니에요. 오후 내내 엄마와 같이 있었는데 핸드폰도 별로 보지 않았어요.”

아이가 이런 상황에 끼면 안 된다고 판단한 조유진은 선유를 달래 위층으로 보내서 먼저 자게 했다.

아래층에서 몇몇 어른들은 아직도 눈치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때 백소미가 목적이 있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빠가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는 게 엄씨 가족에게는 좋을 게 없지만 외부인에게는 좋을지 안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것은 옆에 있는 배현수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어쨌든 지금 여기에 외부인은 배현수 말고 아무도 없었다.

배현수가 입을 열려 할 때, 조유진이 나섰다.

“현수 씨는 내가 데려온 거예요. 어르신이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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