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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곧이어 빨간색 차와 파란색 차는 두 개의 화살처럼 정상으로 돌진했다.

때로는 빨간색이 앞섰고 때로는 파란색이 앞섰다. 또 가끔은 나란히 어깨를 겨누기도 했다.

88번 코너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코너였다. 힘껏 액셀을 밟은 엄창민은 먼저 정상에 도착했다.

산꼭대기에는 거대한 레이싱 플랫폼이 있었다.

결승점의 노란색 선을 먼저 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엄창민이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 바로 뒤따라오던 파란색 차가 앞으로 돌진하더니 옆으로 홱 돌았다.

파란색 차는 빨간색 차 앞에 가로로 세워졌다.

“시X!”

속도가 너무 빨라 엄창민은 브레이크를 밟을 겨를도 없었다.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해도 배현수의 차를 먼저 결승선으로 밀 것이다.

가로로 있는 파란색 차와 세로로 있는 빨간색 차의 바퀴는 빠른 속도로 회전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어두운 밤, 두 차는 눈부신 불꽃을 내뿜었다.

빨간색 차는 어쩔 수 없이 파란색 차를 결승점으로 밀었다.

파란색 차의 바퀴가 먼저 노란 선을 넘었다.

이번 경기로 엄창민은 뭔가 큰 깨달음을 얻었다.

간사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 장사꾼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배현수... 이렇게 험한 길에서 이 정도로 거칠게 달린다고?

파란색 페라리의 옆구리 중간 부위는 이미 움푹 패어 있었다.

엄창민은 빨간색 차를 일정 거리 후진한 후,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차에서 내렸다.

“배현수! 당신 미쳤어요? 이러다가 내 차에 치여 죽으면 어떡하려고요! 환희가 일부러 나를 원망하게 하려고 작정한 거예요?”

침착하게 차에서 내린 배현수는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엄창민 씨 때문에 죽는 일은 없을 거예요. 죽어도 내 탓이고요.”

“만약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배현수 씨 차의 운전석을 들이받았을 거예요.”

“그래서 빠른 속도로 달렸잖아요. 엄창민 씨도 차 운전석을 들이받지 않았고요.”

배현수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얼굴이었다. 마치 조금 전의 모든 것이 자기와 무관한 것처럼 평온한 모습이었다.

그러자 엄창민이 큰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목숨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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