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45화

”음... 아빠 하나 더 생긴다는 것은 저에게 사탕 사줄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거잖아요. 당연히 좋죠! 그런데 우리 아빠가 안 좋아할 거예요. 창민 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나는 우리 아빠가 더 좋거든요!”

이 말에 엄창민은 웃으며 손을 들어 아이의 머리를 문질렀다.

“선유가 생각보다 효녀네?”

선유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당연하죠! 내가 얼마나 효녀인데요. 창민 아저씨, 우리 아빠에게서 엄마를 뺏지 마요. 속상해서 오열할지도 몰라요.”

엄창민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아빠가 오열하는 거 봤어?”

“네!”

선유는 아주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혀 거짓말 같지 않았다.

엄창민은 막대사탕을 건네주며 말했다.

“그래? 아저씨에게 아빠 뒷담화 좀 해봐.”

“너무 많은걸요? 사흘 밤낮 얘기해도 부족할 거예요! 창민 아저씨, 남의 뒷담화에 왜 이렇게 관심이 많아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잖아.”

친딸이 경쟁상대라고 생각하는 엄창민에게 자기 뒷담화를 하는 것을 배현수가 알기라도 하면 선유 엉덩이가 아마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이때 엄창민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 표시에 배현수의 이름이 떠 있었다.

방금 떠난 사람이 바로 전화를 한다고?

“여보세요?”

배현수는 인사도 없이 주소를 읊었다.

“18굽이 레이싱 트랙, 한 시간 후에 봐요.”

18굽이 레이싱 트랙, 이곳은 레이싱용 산길이 아닌가?

엄창민은 휴대전화를 귀에 댄 채 베란다로 나갔다. 소파에 앉아 있는 모녀를 잠시 바라보던 그는 전화기에 대고 웃으며 말했다.

“왜 내가 꼭 갈 거라고 생각하죠?”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주는 거예요. 싫으면 됐고요.”

엄창민은 이런 배현수를 점점 더 이해할 수 없었다.

“배현수 씨, 갑자기 왜 이러는 거예요?”

“잔말 말고 올 거예요, 안 올 거예요?”

전화기 너머의 남자는 잔뜩 귀찮은 말투였다.

“갈게요...”

배현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엄창민은 알 수 없었지만 조유진과 관련된 일이라면 엄창민은 무조건 갈 것이다.

...

성남의 18굽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