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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순간, 배현수는 그녀의 허리를 덥석 껴안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육지율을 향해 외쳤다.

“지금 뭐 하는 거야?”

하지만 육지율은 이미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 테라스 앞까지 왔다.

그러자 조유진이 다급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괜찮아요. 저 안에 초윤이와 김성혁이 있는데... 저는 육 변이 오해할까 봐...”

“두 사람이 안에서 뭐 하고 있는데?”

그 말에 조유진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어 그저 묵묵히 가만히 있었다.

남초윤은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이다. 그래서 남초윤이 무엇을 하든 조유진은 반드시 남초윤 편에 설 것이다.

설사 남초윤이 대역죄인이 될 만한 짓을 했다 하더라도 조유진은 무조건 남초윤 편이다.

조유진은 여전히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편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배현수는 이미 무언가 짐작한 듯 물었다.

“남초윤과 김성혁이 껴안고 있었어?”

“아니요...”

“그럼 키스했어?”

“초윤이는 절대로 일부러 한 게 아닐 거예요.”

배현수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남초윤이 사람을 죽이겠다고 하면 너는 칼을 준비해 주겠네?”

조유진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물론 당연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조유진이 목을 빼 들며 테라스의 상황을 보려고 하자 배현수는 그녀를 잡아당겼고 그녀는 중심을 못 잡고 비틀거리다가 다시 그의 품에 넘어졌다. 순간 두 사람의 코끝이 마주치며 서로의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그녀는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 배현수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왜 그래요?”

배현수는 그녀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며 말했다.

“네가 필요해. 나 지금 너무 힘들어...”

한 글자 한 글자 너무 똑똑하게 들려서 부정할 수도 없었다.

조유진이 무슨 상황인지 미처 파악도 하기 전에 배현수는 이미 그녀를 껴안고는 그녀의 목에 얼굴을 파묻은 채 중얼거렸다.

“유진아, 나 좀 부축해 줘. 응?”

“그런데 저기 초윤이가...”

“지금 도움이 더 필요한 사람은 나야. 초윤 씨가 아니라.”

배현수는 조유진의 말을 끊으며 마지막 한 가닥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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