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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남초윤은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건물 테라스로 올라가 바람을 쐬었다.

그때 갑자기 등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윤이야.”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소리는...

순간 남초윤은 두 손으로 난간을 꽉 잡았다.

윤이는 남초윤의 애칭이다. 윤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그녀의 부모님 외에... 한 사람밖에 없다.

심지어 육지율과 조유진조차 윤이라는 애칭을 모른다.

남초윤 고개를 천천히 돌렸고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듯 온몸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김성혁... 그가 돌아왔다.

희미한 불빛 아래 서 있는 김성혁은 늘 그렇듯 우월한 기럭지를 자랑하며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5년 만이다. 시간은 기억 속의 가난한 젊은이를 도도하고 멋진 훌륭한 청년으로 완전히 탈바꿈해 놓았고 그에게서는 예전과 사뭇 다른 성숙함이 물씬 풍겼다.

남초윤은 자리에 얼어붙은 채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한참 후에야 그녀는 억지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태연한 척 인사했다.

“안녕, 오랜만이야.”

...

한편 배현수는 몸을 휘청거리며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

그때 강이진이 뛰어오더니 그의 팔을 부축했다.

“현수 오빠, 어디 아파요?”

강이진의 팔을 뿌리친 배현수의 얼굴에는 냉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그 모습에 주눅들 강이진이 아니다.

그녀는 다시 배현수 옆으로 다가오더니 그의 팔을 잡고 말했다.

“현수 오빠, 안색이 안 좋아 보여요. 설마 열이 나는 건 아니죠? 내가 방까지 부축할게요. 가서 좀 쉬어요.”

“꺼져!”

배현수는 다시 한번 강이진을 밀쳤다.

하지만 강이진은 전혀 물러날 기색이 없이 다시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대신 이번에 그녀는 다른 방법으로 배현수를 설득했다.

“현수 오빠, 오빠 지금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그냥 가겠어요. 내가 방까지 일단 먼저 부축해 드리고 유진 언니 불러서 오빠 돌보라고 할게요.”

조유진이라는 세글자에 배현수의 눈빛도 순간 반짝 빛났다.

강이진은 배현수가 아무 말이 없자 자기 제안을 받아들인 줄로 알고 다시 한번 그의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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