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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각자 알아서 즐기는 것은 마치 육지율에게만 적용이 된 듯 남초윤은 함부로 즐길 수도 즐겨서도 안 되었다.

이 비즈니스 결혼은 남 씨 집안에서 육지율에게 부탁해 겨우 진행된 것이다. 그래서 남초윤은 이익만 보고한 결혼 앞에서 절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지난 2년 동안, 그녀는 이렇게 힘든 날들 속에서 살아왔고... 이제 더 이상은 참기 어려울 지경까지 이르렀다.

순간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남초윤은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조차 잊은 듯 슬프게 흐느꼈다.

김성혁은 깨끗한 손수건을 건네며 한마디 했다.

“이걸로 닦아.”

“고마워요.”

남초윤은 그가 건네는 손수건을 받아 눈물을 닦았고 이미지 관리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듯 코까지 풀었다.

옆에 앉아 있는 김성혁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쳐다봤다.

남초윤은 아직도 설움이 가시지 않았는지 계속 흐느끼며 말했다.

“나중에 새것 하나 사줄게요. 이건 제가 더럽혀서... 죄송해요.”

하지만 김성혁이 신경 쓰는 것은 절대 손수건 하나가 아니다.

그저 자신이 그녀 옆에 없는 이 시간 동안 그녀가 어떻게 지내고 있었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하지만 울음이 그치지 않는 그녀를 보니 분명 잘 지내지는 못한 것 같았다.

김성혁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예전처럼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결혼했다는 것이 순간 생각난 김성혁은 올렸던 손을 다시 내렸다.

늘 상황 파악을 잘하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 해야 할 일, 하면 안 되는 일, 모든 것을 자신의 분수에 맞게 행동하는 김성혁이다. 오늘 밤 그녀에게 키스한 이유는 남초윤이 결혼한 줄 진짜 몰랐기 때문이다.

5년 만에 그녀를 다시 만났지만 가슴은 여전히 그때처럼 두근거렸다.

젊었을 때 소중한 사람을 못 알아본 대가는 일생을 들여 치러야 했다.

사실 김성혁은 그녀를 옆에서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귀국한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

곧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고 차에서 내린 남초윤이 김성혁에게 한마디 했다.

“데려다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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