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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저녁 8시.

배현수는 사무실에 앉아 줄곧 떠나지 않았다.

그때 핸드폰이 울리고 다름 아닌 산성 별장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아빠, 야근하세요? 왜 아직도 집에 안 오세요?”

서랍 안에 들어있던 작은 그림책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배현수의 싸늘한 눈빛이 순식간에 사르르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응. 오늘은 좀 늦을 것 같아. 저녁은 혼자 먹어.”

“전 이미 저녁 먹었어요. 오늘 장 셰프님께서 제가 좋아하는 반찬 잔뜩 해주셨어요. 심지어 튀김도 해주셨다니까요!”

“선유야.”

배현수의 낮은 목소리가 선유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울렸다.

“아빠, 왜요?”

“너 전에 네 이름이 선유인 이유가 엄마가 나를 무척 그리워해서라고 했었나?”

“맞아요! 엄마가 저한테 아빠를 엄청나게 사랑하신다고 하셨어요. 아빠가 곁에 계시지 않는 그 몇 년 동안 저보다도 아빠가 더 그리웠다고 하셨는걸요.”

침묵이 몇 초간 이어지더니 배현수가 담담하게 답했다.

“응. 알겠어.”

선유와의 전화가 끊긴 뒤 배현수가 누군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육지율은 배현수의 전화를 받은 뒤 놀랍지도 않다는 듯 전화가 통하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 늦은 시간에 설마 같이 조유진을 데리러 충남에 가자고 하는 건 아니겠지?”

“난 그저 선유가 속상한 게 싫을 뿐이야.”

“하, 배현수 넌 진짜... 아까 남초윤이 미친 듯이 선유한테 전화를 걸어서 선유 더러 너한테 조유진을 구해달라고 빌게 하려는 걸 겨우 막았더니 이젠 네가... 넌 정말 그냥 조유진한테 완전히 빠져버렸구나.”

“15분 줄게. 그룹 건물 밑에 나 데리러 와.”

“이런 젠장...”

이 늦은 밤에 배현수와 함께 사람 데리러 충남 법원에 가야 한다니.

전화를 끊은 육지율이 옷방으로 가 옷을 갈아입었다.

남초윤은 방금 샤워를 마치고 나와 육지율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자 싸늘하게 물었다.

“이 야밤에 그렇게 꾸미고 어딜 나간대? 여자 꼬시러 가요?”

“내가 여자 꼬시러 나갈 새가 어디 있어요? 배현수도 정말 미쳤지. 이 야밤에 나더러 자기와 함께 충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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