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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대표님 손, 혹시 담배 피우시다가 다치신 건가요?”

배현수의 검지와 엄지손가락 옆면에는 깊은 화상 자국이 박혀 있었고 자세히 살펴보니 새로운 상처와 오래된 상처가 겹겹이 쌓여 남은 흔적 같았다.

전에도 조유진은 이를 보았지만, 당시 재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지라 둘 사이의 관계가 너무 긴장되어 있던 탓에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었다.

비록 여전히 사이는 좋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래도 덤덤하게 얘기는 몇 마디 나눌 수 있었다.

“아니야.”

배현수는 무심하게 자신의 손을 거두었다.

조유진도 배현수가 그녀에게 그 이유를 알려주고 싶지 않아 하는듯한 눈치에 더는 묻지 않았다.

눈치껏 행동하는 것, 현재의 조유진이 운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능이었다.

저녁이 되자 배현수가 밖에 나가 밥을 사 왔다.

조유진은 그러한 배현수에게 화상 연고를 건네주었다.

“방금 의사 선생님께 가서 처방받아온 거예요. 사용하고 싶으시면 사용하시고 싫으시면 그냥 버리세요.”

“밥.”

정말 간결한 답변이었다. 아마 그녀와 단 한마디도 더 나누고 싶지 않다는 의미인듯하다.

조유진이 마침 그 연고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배현수가 건네는 밥을 받으려고 하자 배현수가 갑자기 조유진의 손에 쥐어져 있던 연고를 낚아채 갔다.

배현수가 받아들였다.

조유진은 밥을 건네받으며 계속하여 물었다.

“밥은 드셨어요?”

“응.”

배현수는 간단하게 응하고는 말을 꺼냈다.

“담배 좀 피우고 올게.”

...

배현수와 조유진은 하룻밤 내내 조선유의 곁을 지켰다.

이튿날 오전, 선유가 깨어날 때 두 사람이 보내오는 관심 어린 눈빛에 창백한 입술이 움찔거리더니 기분 좋은 호선을 그렸다.

조유진은 손을 뻗어 선유의 이마를 어루만져주며 물었다.

“선유야,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선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젓고는 금방 깨어났는지라 아직 갈라져 있는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아빠, 안 헤어지면 안 돼요?”

눈을 뜨자마자 어른들의 일을 걱정하다니. 조유진은 선유의 말에 죄책감이 몰려왔다.

“선유야, 너 방금 개입 수술 끝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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