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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조유진은 문 앞에 서서 오랫동안 마음을 진정시켰다.

선유에게 보름에 한 번씩 만날 수 있다고 알려준다면 선유가 어떻게 될지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핸드폰 갤러리를 열어 아까 찍은 몇 안 되는 가족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조유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떤 일은 그 순간이 결국 영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마치 이 몇 장의 가족사진처럼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유진은 배현수와 이렇게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

이튿날 오전.

남초윤이 선유를 보러 병원으로 찾아왔다. 물론 육지율도 함께 왔다.

남초윤은 레고 나무 하나를 사서 선유에게 전했다.

“꼬맹이, 병실에서 심심하지. 심심하면 이모가 준 레고 가지고 놀아.”

선유는 남초윤으로부터 레고를 건네받으며 맑은 눈빛이 초롱초롱 반짝거렸다.

“우와~ 이모 정말 저한테 너무 잘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이모!”

한편 어색하게 곁에 서 있던 육지율은 큼큼 목을 가다듬었다.

“이건 비록 네 이모가 골랐지만, 돈은 이 이모부인 내가 낸 거야. 왜 나한테는 고맙다고 안 해?”

“이모부?”

선유는 두리번두리번 눈을 굴리고 이내 육지율의 뒤쪽을 슬쩍 살폈다.

“이모부가 어디 있는데요?”

육지율:“네 이놈 자식! 너 왜 네 아빠처럼 뒤끝 작렬인데?”

남초윤은 웃음을 터뜨리며 육지율을 비웃었다.

“눈치 챙기세요. 선유가 당신 이모부로 인정하기 싫다잖아요.”

육지율이 지금까지 살면서 언제 아이한테 농락 당한 적이 있겠는가. 그의 성격대로라면 당연히 자신의 체면을 살려내야 할 것이다.

“잼민아, 네가 날 이모부로 인정해주면 레고 열 개 사줄게. 어떠냐?”

“잼민이의 이모부면 인가?”

몇 명의 어른들은 선유의 말에 연달아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져버렸다.

계속하여 무뚝뚝한 표정을 하던 배현수마저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하지만 농담은 농담이고 예의는 지켜야 하는 법이기에 조유진이 곧바로 선유를 나무랐다.

“선유야, 육 아저씨는 어른이니 무례하게 굴면 안 돼.”

선유도 곧바로 순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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