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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영원히?’

영원이라기엔 너무 오랬다.

조유진도 처음에는 영원히 사랑하겠다고, 영원히 함께하겠다고 했지만 ‘영원히’라는 단어는 마치 밤하늘에 타오르는 불꽃처럼 한순간 아름답게 빛나다 사라지고 말았다.

배현수는 귀여운 조선유의 얼굴을 보면서 진심으로 말했다.

“영원까지는 아닌데 지금은 용서가 안 돼.”

눈시울이 붉어진 조선유는 입이 삐쭉 나온 채 말했다.

“그런데 엄마도 많이 속상해할 거예요. 할머니와 아빠 중에서 한 분만 선택하라고 했을 때 할머니를 선택하긴 했어도 아빠한테 미안해서 많이 속상했을 거예요.”

조선유가 어린 나이에 선택이라는 고통을 알고 있을 줄 몰랐다.

그렇다. 양자택일은 어느 것을 선택하든 옳고 그름이 없었다.

그해 조유진이 배현수를 용의자로 지목하지 않았어도 조범이 충남 시장의 신분으로 그를 감옥에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배현수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뼈저리게 배신을 증오했다.

만약 그해 자신을 용의자로 지목한 사람이 조유진이 아니었다면...

그는 조선유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말했다.

“아빠와 엄마 사이가 어떻든 선유는 아빠 딸이야. 엄마보다 더 많이 사랑해주겠다고 약속할게.”

“아빠, 미안해요.”

배현수는 멈칫하더니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왜 미안하다고 하는 거야?”

“아까 나쁜 사람이라고 욕해서요.”

배현수는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그래서 지금은 아빠랑 말할 수 있겠어?”

“응! 노력해볼게!”

울어서 코맹맹이 소리가 났지만 조금은 도도해 보였다.

그 부분은 배현수를 닮은 듯했다.

배현수는 조유진과 많이 닮은 조선유의 얼굴을 보면서 마음이 흔들렸다.

“6년 동안 엄마랑 잘 지냈어?”

조선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절레절레 저었다.

“잘 지냈다는 거야 아니면 잘 못 지냈다는 거야?”

배현수는 궁금한 표정으로 조선유를 바라보았다.

“상황에 따라 좋을 때도 있었고 나쁠 때도 있었죠.”

어른의 말투였다.

배현수는 인내심을 가지고 물었다.

“어떤 부분이 좋았고 또 어떤 부분이 나빴어?”

“아빠, 많이 궁금해요? 엄마를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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