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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선유가 병원에서 며칠 묵어야 했기 때문에 조유진은 집으로 돌아가 갈아입을 옷 몇 벌을 챙겨왔다.

요 며칠, 선유는 부모님이 모두 곁에 있어서 그런지 매우 행복해 보였다.

낮에 계속하여 소란을 피운 탓인지 저녁이 되면 금방 잠자리에 들곤 했다.

조유진은 꿈나라에 빠진 아이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가방에서 작은 수첩과 펜을 꺼내 위에 적힌 첫 번째 소원에 줄을 그었다.

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배현수는 아마 그녀와 서해를 보러 가주지 않을 것이다.

배현수는 이미 선유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선유의 양육권마저 가져갔기 때문에 조유진에게는 더는 배현수를 “협박”할 수 있는 비밀이 없었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어떻게 한두 가지 정도의 아쉬움마저 없겠는가?

“딸깍.”

병실 문이 열리고 배현수가 돌아왔다.

조유진은 다급하게 수첩을 닫고 가방에 도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수첩을 치우는 데에 정신이 팔렸었던 조유진은 핸드폰 화면이 아직 켜져 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배현수는 한눈에 켜져 있는 스크린을 통하여 채용 앱을 훑고 있던 조유진의 모습을 알아챘다.

그때, 조유진도 멈칫하더니 이를 눈치챘다.

그래도 배현수는 엄연히 그녀의 사장이었고 결국 조유진은 자신의 사장 앞에서 채용 앱을 뒤적거리며 이직 준비를 하고 있었던 셈이니 이 상황이 너무나도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그... 저, 저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어요. 마케팅이 제 전문 분야가 아니기도 하고 전 그래도 원래 하던 방송 진행 분야로 돌아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배현수의 검은 눈동자에서 한순간의 한기가 스쳐 가더니 이내 무뚝뚝한 얼굴을 유지한 채 무심하게 말을 내뱉었다.

“나한테 해명할 필요 없어. 난 분명 넌 이제 자유라고 말했으니까 앞으로 어디에서 일할지는 네 선택이고 나한테까지 보고할 필요는 없어.”

“선유가 퇴원하면 바로 회사로 복귀해서 일할게요.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전까지는 지금의 일에 대해서도 열심히 임할 겁니다.”

배현수는 조유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줄곧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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