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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선유는 말을 마치고는 곧바로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자 조유진은 다급하게 입꼬리를 당기며 선유를 달랬다.

“아니야. 엄마 지금 웃고 있잖아. 빨리 찍어. 방금은 어떻게 웃을지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야.”

그러자 선유는 금세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세 식구 모두 카메라 안에 담겨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고 화목해 보였다.

아빠는 잘생겼고 엄마는 자애롭고 아이는 귀여웠다.

여러 장을 찍은 뒤 선유는 사진첩을 이리저리 뒤지며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는 정말이지...두 어른의 명줄을 꽉 붙잡고 있기라도 하듯이 두 사람은 선유가 하라는 대로 모두 척척 협조해주었다.

그렇게 세 사람은 오후 내내 사진 소동을 일으켰다.

저녁이 되자 조유진은 선유에게 계란찜과 죽을 떠먹여 주었다.

아직 영양 수액을 맞고 있어서 선유도 배고프지 않아 많이 먹지는 못했다.

다 먹고 난 뒤 선유는 병상의 다른 한쪽을 작은 손으로 팡팡 치며 배현수에게 눈짓했다.

“아빠, 아빠도 이리로 와요. 저 이제 졸리니까 아빠가 잠자기 전 이야기 해주세요!”

배현수는 선유 곁으로 다가와 앉았고 선유는 배현수의 품에 기댔다.

“뭐 듣고 싶어?”그러자 선유는 연신 주접을 떨었다.

“아빠가 해주는 이야기면 다 좋아!”선유의 귀여운 아양에 배현수는 가볍게 피식 웃었다.

“그럼 웃긴 개그 이야기 해줄게.”

선유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빠가 웃긴 이야기도 할 줄 알아요?”배현수는 겉보기에는 무척 싸늘하고 엄숙하여 마치 높은 벼랑 끝에서 피어난 꽃 같아 적어도 우스갯소리를 할 줄 아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어느 날, 공주가 대마왕한테 잡혀갔어. 그리고 대마왕이 공주한테 아무리 목이 터지라 외쳐도 아무도 구하러 와주지 않을 거라고 말하지. 그러자 공주가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어. ‘목이 터지라, 목이 터지라...’ 하지만 아무도 ‘공주님, 구하러 왔어요’라고 말해주지 않았어.”

말을 마치고 배현수가 고개를 숙여 그대로 굳어버린 선유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뭐야? 안 웃겨?”

배현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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