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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

선유는 병실로 실려 갔고 그 곁은 조유진이 지키고 있었다.

배현수도 한편에 서 있었지 지금만큼은 그의 존재가 아무런 쓸모도 없게 느껴졌다.

“대표님, 여기는 제가 지키고 있겠습니다. 업무상의 일이 있으시다면 먼저 가보셔도 됩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제가 서 비서님께 연락드리겠습니다.”

조유진은 배현수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그대로 자리를 뜨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배현수는 다른 한편에 놓여 있는 소파 위에 풀썩 앉더니 나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선유는 내 딸이야. 책임감 없게 혼자 병실에 남겨두고 떠나지 않을 거야.”

“...”

이 말은, 지금 조유진을 대놓고 면박주는 건가?

조유진은 입술을 깨물더니 그래도 해명할 필요성을 느꼈는지 곧바로 입을 열었다.

“당시 대표님께서 제 밥줄을 끊여놓았으니 저를 채용하려는 회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야간아르바이트를 다녀야 했고요... 생활에 쫓기지만 않았다면 선유를 혼자 병원에 남겨두고 갔을 리는 없겠죠.”

“그러니까 지금 내가 네 밥줄을 끊여놓았다고 탓하는 거야?”

“아니요. 그저 변명하기 싫어서 상황을 말씀드린 것 뿐입니다.”

“...”

‘허, 오히려 내 잘못이 되어버린 거네.’

두 어른 모두 병실에 남아 아직 깨어나지 않은 아이의 곁을 지켰다.

이 두 사람은 아직도 서로에게 쌀쌀맞게 대하며 30분 동안 누구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서정호는 이 분위기가 너무나도 괴상하여 어이가 없었다. 그리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얼어붙은 뚫고 정적을 깨트렸다.

“대표님, 아가씨, 두 분 모두 점심 식사도 못하셨잖습니까. 이제 벌써 오후가 되었는데 슬슬 배고프시죠? 제가 나가서 먹을 것 좀 사 오겠습니다.”

조유진은 서정호가 자리를 뜨면 이 공간에 배현수와 단둘이 남을까 봐 무서웠다. 단둘이 남게 되면 분위기는 더 얼어붙어 버릴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여 조유진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전 배고프지 않아요.”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뱃속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요동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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