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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나와 송인아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내 약혼녀도 아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배현수가 웬일로 이 일에 대하여 해명을 했다.

사실 배현수는 조유진에게 이를 해명할 의무는 없었다.

배현수의 대답에 조유진은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편애하거나 하는 문제는 없겠네요. 저는 대표님께서 좋은 아버지가 되실 수 있으리라고 믿어요.”

어디 좋은 아버지뿐이겠는가. 예전에 배현수는 좋은 남자친구이기도 했었다. 단지 조유진이 그 소중함을 몰랐을 뿐이다.

그로부터 더는 그 어떤 말도 오가지 않았다.

개입 수술은 큰 수술이 아니었지만, 수술시간이 짧지만은 않았다.

조유진 왼쪽 가슴의 상처는 오래도록 줄곧 회복되지 않았고 아까 차를 뒤쫓으며 격렬하게 움직인 탓에 상처가 다시 찢어져 뒤늦게 몰려오는 통증에 가슴이 파일 것만 같았다.

서정호는 조유진의 안색이 좋지 않음을 발견하고 다정하게 다가가 물었다.

“아가씨, 혹시 상처가 아프신 겁니까?”

“아까 너무 빨리 뛰어서 그런지 조금 건드렸나 봐요. 전 괜찮습니다.”

조유진은 손을 뻗어 상처를 힘껏 꾹 누르며 상처의 통증이 뚜렷하게 전해지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그때 옆에 앉아있던 배현수가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켰다.

“의사한테 가서 보여줘 봐.”

“괜찮아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조유진의 몸이 붕 뜨더니 그대로 배현수의 품에 안겼다.

조유진은 배현수를 바라보며 잠시 몇 초 동안 넋을 잃었다.

배현수의 행동은 조유진에게 있어서 매우 예상 밖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건 배현수의 총애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내려놓아 주세요. 저 절로 걸을 수 있어요.”

“난 분명 말했어. 신세 지기 싫다고.”

배현수는 준수한 얼굴을 자랑하며 여전히 차가운 말들은 내던졌다.

하지만 조유진을 안아 드는 동작에는 부드러움과 섬세함이 내심 느껴졌다.

배현수는 조유진을 안아 든 채 흉부외과로 향했다.

서정호는 배현수와 조유진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입과 몸이 따로 노시는 분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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