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66화

심유진은 화장실로 달려갔다.

아직 영화가 끝나지 않아 늘 사람들로 붐볐던 여자 화장실에는 드물게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수도를 틀어 찬물을 받아 얼굴에 뿌렸다.

열기는 찬물에 식혀졌다. 심유진은 티슈로 물기를 닦아냈다. 심장도 점점 정상적으로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거울을 보면서 파운데이션을 얇게 펴 발랐다. 아직 가라앉지 않은 빨간 빛을 가리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조금씩 표정을 조절하였다. 아까와 같은 긴장과 부끄러움이 보이지 않자 그제야 가슴을 펴고 나갔다. 카운터에서 허태준에게 줄 콜라 한 잔을 샀다.

다시 영화관 안에 들어왔을 때는 이미 영화가 절반이나 방영되었다.

허태준은 중심을 한쪽으로 기울고 한 손으로 턱을 받치고 핸드폰 밝기를 제일 어둡게하고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다른 한쪽에 별이는 손받침대에 엎드린 채 자고 있었다.

심유진은 콜라를 허태준에게 건네주면서 소리를 낮춰 물었다.

“별이는 언제 잠들었어요?”

“당신이 나가서 이분도 안 지나 잤어.”

허태준은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우습기도 해서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런 영화를 보기에는 아직 어리지. 하필 이런 영화를 골라서는. 당신 앞에서 자기도 뭐했나 봐. 당신이 오면 깨워달라고 했는데─”

그는 심유진을 바라보고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

“깨울까?”

심유진은 자고 있는 아들을 깨우기 싫었지만, 훈수도 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깨워줘요.”

그녀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말했다.

“영화를 다 보게 해야 해요.”

허태준은 그녀가 무슨 뜻인지 알고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별이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별이야. 엄마가 왔어!”

별이는 꾸물대더니 금세 똑바르게 앉고 앞을 빤히 바라면서 영화를 열심히 보는척했다.

심유진은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

드디어 영화가 끝나자, 별이는 허태준의 차를 타겠다고 졸랐다. 심유진은 어쩔 수 없이 타협을 하고 허태준이 데려다주게 하였다.

별이는 진짜로 졸렸는지 차에 오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