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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허아주머니는 특별히 심유진을 위해 아침밥을 남겨두었다.

심유진은 허아주머니의 정성에 감동했고 맛있게 아침을 먹었다.

허태준과 별이는 그녀가 아침을 다 먹자,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고 때마침 허아주머니는 주방에서 만두가 가득 담긴 도시락통을 허태준에게 건넸다.

“자, 이거 잊지 마.”

“고맙습니다.”

허태준은 심유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떠나도 될까요?”

심유진은 어젯밤의 일로 토라져서 답도 하기 싫었지만, 허아주머니 앞에서 자기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짧게 답했다.

“네, 가죠.”

그녀는 답을 하고 나서 별이의 손을 잡고는 허아주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빠른 걸음으로 대문을 나섰다.

허태준도 귀여운 그녀의 행동에 웃음을 머금으며 두 사람을 뒤따랐다.

...

허태준이 별이에게 미리 증조할아버지를 뵈러 간다고 말했고, 별이는 가는 내내 차 안에서 폭풍 질문을 던졌다.

“증조할아버지는 왜 증조할아버지라고 부른 거예요?”

“증조할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아빠인 건가요?”

“증조할아버지는 무서워요?”

“증조할아버지는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만두를 먹을 수 있어요?”

...

허태준은 별이의 모든 질문에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대답했다.

그동안 심유진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볼 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허태준은 냉랭한 심유진의 태도에 어젯밤 자기의 행동이 과한 것 같아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허태준은 그녀가 거부할수록 점점 더 야만적으로 변하는 자기를 도저히 통제할 수 없었다.

허태준은 어젯밤 생각에 몸이 반응해 오면서 또 피가 끓기 시작했다.

...

허태준은 별이를 안고 묘지 입구에서 산 꽃다발을 무덤 앞에 놓았고, 몸을 굽혀 물티슈로 쌓인 먼지를 꼼꼼히 닦아냈다.

“할아버지, 저 왔습니다.”

심유진도 허태준의 할아버지를 보자, 화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별이와 함께 무덤을 향해 절을 세 번 올렸다.

심유진은 사진 속의 자상한 노인을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할아버지, 저 기억하세요? 태준 씨 아내 심유진이에요.”

그러고는 별이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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