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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설날에 모처럼 대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니 저녁이 되자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들 모두 약주를 하자 허 아주머니는 육윤엽과 김욱을 모두 집에 못 가게 막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쉴 새 없이 바빴던 심유진은 저녁이 되자 졸음이 쏟아졌다.

허 아주머니는 피곤해하는 심유진을 발견하고 먼저 올라가서 쉬라고 했다.

하지만 심유진은 주먹을 꽉 쥐며 졸음을 떨쳐내려 애썼다.

“조금만 더 버텨볼게요.”

심유진은 격식을 따지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새해 카운트 다운을 하기도 전에 잠에 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먼저 자고 싶지 않았다.

올해 그녀는 더 이상 떠돌이 처지가 아닌 가족과 함께였기에 더욱 이 소중한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만끽하고 싶었다.

허태준은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를 극구 말렸다.

“먼저 올라가서 눈 붙이고 있어요.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기 전에 깨워줄게요.”

허태준은 심유진이 무슨 마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 마음이 아프고 미안해졌다.

허태준이 말리자 나머지 사람들도 그녀를 말리기 시작했다.

별이 마저도 심유진의 손을 힘껏 잡아당기며 잠을 권했다.

결국 심유진은 그들의 의견을 꺾지 못하고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그러고는 하품하며 침실로 향했다.

...

“유진아! 심유진! 빨리 일어나! 12시야!”

누군가 심유진의 뺨을 툭툭 치면서 깨웠다.

심유진이 눈을 뜨자 눈앞에는 장난꾸러기처럼 웃는 김욱이 있었다.

심유진은 김욱의 손을 치우고 그를 세게 때렸다.

복수를 마친 심유진은 그제야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왜 오빠가 날 깨우러 온 거야? 태준 씨는?”

“아래층에 있어. 별이가 태준 씨를 놔주지 않아서 내가 올라왔지.”

김욱은 방금 맞은 곳을 문지르며 투덜거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깨우지 않는 건데.”

“오빠가 먼저 날 때렸잖아! 내 탓 하지 마!”

심유진은 이불을 젖히고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며 물었다.

“지금 몇분이야?”

김욱은 휴대폰 화면을 켜고 말했다.

“11시 59분이야. 이미 카운트 다운 시작됐어.”

“이렇게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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