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준은 눈을 반쯤 떴다.그런 부모를 둔 허아리는 좋은 사람이 되기 글렀다.그는 그녀에게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바른길로 이끌 정력도없다.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그녀에게 달렸다.심유진은 가슴이 차가워졌다.“베이비는 아직 어려요. 결점도 천천히 고칠 수 있을 거예요. 인내심을 가져야 해요.”그녀는 허태준을 타일렀다.“별이한테는 인내심이 있어 보이는데요. 아이랑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도 아는 것 같고...”“그건 내가 별이를 좋아하기 때문이지.”별이 얘기가 나오니 허태준의 미소는 부드러워졌다.“별이는 착한 아이야. 얼굴도 예쁘고, 말도 잘 듣고. 베이비랑 달라.”그가 별이 칭찬을 하자 심유진은 기쁘고 자랑스러웠다.그녀는 받은게 있으니,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했다.“베이비도 밉게 생긴 건 아니죠. 살이 빠지면 어여쁜 아가씨일걸요!”─다른건 몰라도 그 작은 눈은 살이 빠진다 해도 커지진 않을 것이다.심유진은 허아리가 허태준과 정소월의 딸이라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부모의 얼굴은 모두 최상급인데 아이는 왜 우점을 하나도 닮지 않았지?허태준은 이마를 찌푸리고 그녀의 눈앞에 손을 흔들었다.“뭐 하시는 거예요?”심유진은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몰랐다.“내 손이 보여?”허태준은 묻고는 제스처를 바꿔 식지를 들었다.“이건 몇이야?”“일이요. 왜요?”심유진은 어리둥절했다.“너도 눈이 멀지는 않았는데!”허태준은 손을 거두고 태연스레 차를 한 모금 마셨다.심유진은 한참이 걸려서야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챘다.자기 딸을 못생겼다고 말하다니!세상에 뭐 저런 아버지가 다 있담!“친아버지 아니세요?”그녀는 참다못해 물었다.“아니”라는 두 글자가 입가까지 올라왔지만 허태준은 도로 삼켰다.─아직은 그녀와 이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그는 소리 없이 차를 한잔 다 마셨다.“돌아가 볼게.”그는 찻잔을 탁자위에 놓고 몸을 일으켰다.심유진은 안도의 숨을 쉬었다.“바래다줄게요.”
하은설은 한참을 침묵하다 심유진한테 질문했다.“그때 바바라의 예언이 기억나?”심유진은 당연히 기억이 났다.육년이 지났지만, 진작에 그 작은 도시를 떠났지만, 그러고 나서 바바라를 만난 적이 없지만 여전히 기억이 났다.그녀가 바바라에 대한 감정은 최초의 반감, 배척으로부터 감격스러움으로 변했다.─바바라가 아니었다면 하은설은 그녀를 설득해 아이를 낳으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심유진은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 건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하은설이 이 질문을 한 목적이 무엇인지 몰랐다.“갑자기 그건 왜?”“바바라가 너랑 옛 애인이 다시 만날 거래.”하은설은 정색하면서 말했다─그녀는 바바라에 대해 맹신했다.“혹시...지금이 기회일지도 몰라.”허태준은 기억을 상실했고 옛날의 그 여자와도 아무런 관계가 없어졌다. 또한 그가 별이한테 한 얘기는 생각 없이 한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심유진이 좋아졌거나 아니면 진심으로 별이가 마음에 들었거나.어떠한 가능성이라도 그는 별이의 아버지를 하기에 적합했다.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별이도 그를 좋아해야 하는 것이다.심유진은 바바라가 고마웠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바라의 터무니 없는 얘기를 믿는 것은 아니다.“바바라는 내가 오랜 이산(离散)친인을 만난다고도 했어! 그런데 결과는?”외국에 있는 몇 년 동안 그의 옆에 유일한 친구는 하은설이었고 유일한 가족은 별이었다.하은설은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이내 설득을 했다.“타이밍이 안 맞겠지...아무튼 검증될 거야.”심유진은 피식하고 웃었다.“그럼 검증될 때 그때 가서 보자.”“에잇─”하은설은 급했졌다.“너는, 너는 왜 이렇게 고집불통이냐? 허태준이 별이한테 잘 보이려 하는 거랑 너랑 상관이 없다고 나는 그렇게 안 믿어! 너도 그 사람 좋아하잖아? 그 사람 아직 싱글이야! 기회를 잡아야지!”“내가 언제 그 사람을 좋아했어?!”정곡이 찔리자 심유진은 부끄러우면서 화가 나 목청을 높였다.하지만...하은설한테 허태준을 좋아한다고 얘
그녀는 절대 다시 별이를 위험에 빠지게 하지 않을 것이다.하은설은 다시금 침묵했다.한참 뒤에 그녀는 물었다.“만약...허태준이 너한테 구애를 하면 어떻게 할 거야?”심유진은 딱 잘라 대답했다.“그럴 리 없어!”하은설은 기가 막혔다.“그래, 더 이상 타이르지 않을게. 마음대로 해!”하은설은 이를 악물면서 영상통화를 끊었다.**아마 하은설의 말 때문인지 심유진은 온밤을 잘 자지 못했다.긴 꿈을 꾼 것만 같았다.꿈에서 허태준은 정소월의 어깨를 안고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두 사람은 예전처럼 알콩달콩했고 붙어있었으며 심유진을 못 본 척했다.심유진은 멀리서 바라보았다. 심장은 조여오면서 아파났다.정소월의 품에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안겨져 있었다. 옛날에 그녀가 길렀던 초코와 코코였다.그녀는 급히 떠나느라 두 고양이를 모두 펫샵에 맡겼다. 펫샵에는 허아주머니의 연락처를 남겼었다. 허아주머니가 그들을 집으로 데려갔는지는 모른다.“초코야! 코코야!”심유진은 기쁨에 겨워 소리 질렀다.하지만 두 고양이는 그녀의 부릉을 못 들은듯 정소월의 어깨에 기대면서 핑크빛 혀를 낼름 거리면서 그녀의 얼굴을 핥고 있었다.정소월은 그들의 나른한 긴털을 만지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 웃음은 그렇게도 찬란하여 심유진은 질투의 화신이 된 것 같았다.장면이 바뀌더니 정소월의 품속의 고양이는 없어지고 옆에는 통통한 여자아이가 있었다─허아리가 아니면 누구겠는가?허아리는 그녀와 허태준의 손을 잡고 엄마아빠를 계속 불렀다.허태준은 부드러운 얼굴로 허아리를 바라보고 있었다.단란한 세식구의 화면은 침입자에 의해 조각이 났다.별이가 갑자기 나타나서 허태준의 다리를 잡으면서 불렀다.“아빠!”허태준은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대답했다.“응.”이때 허아리가 울기 시작했다.그녀는 목청이 터지게 울었다.“내 아빠야! 별이의 아빠가 아니야!”그녀는 허태준의 셔츠 끝자락을 잡고 그의 몸에 기댔다.“내 아빠야!”별이도 질세라 외쳤다.허태준은 난감한 기색이
심유진은 별이를 돌보기 위해 휴식 시간을 조절했다.이번에는 수면의 질이 떨어져 가끔 머리가 아팠다.이젠 나이가 있어 몸이 예전보다 못해진 것인지 아니면 너무 곱게 자라서 아팠는지도모르겠다.태양혈자리가 뛴다. 머리도 터질 듯이 아파 나고 메쓱거리고 가슴이 답답해 났다.그래서 그녀는 회의에서도 정신을 집중할수가 없었고 다른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났다.비서더러 회의록을 복사해서 가져오라고 한 후 심유진은 계단을 내려갔다.더는 버틸 수가 없어 그녀는 약국에서 약을 사다 먹었다.안내데스크에서 누군가가 입주수속을 밟았다.호텔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심유진은 스윽 보고는 지나갔다. 하지만 스위트룸이라는 몇 글자를 들었을 때 발걸음을 멈췄다.킹호텔은 로얄에 버금가는 오성급 호텔이라 자연히 스위트룸을 구비하고 있었다.하지만 아쉬운 것은 정식개업부터 지금까지 스위트룸에 입주한 손님은 없었다.그녀는 급히 걸어가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그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그분이 스위트룸을 예약한 것이 확정되자 그녀는 미소를 머금으면서 돌아섰다.안내데스크에 서 있는 손님은 두 분이었고 모두 남성분이었다. 한 분은 키가 컸고 한분은 키가 작았다. 키가 큰 손님분은 조금 더 젊었다. 이삼십대 정도 되어 보였고 키가 작은 분은 머리가 하얬고 오십대 정도 되어 보였다.키가 큰 분은 조심스러워 보였고 키가 작은 남성분한테 존대를 했다─아마도 두 사람은 상급과 하급 사이인 것 같았다.심유진은 키가 작은 분한테 손을 내밀면서 인사를 했다.“안녕하십니까. 저는 킹호텔의 심매니저입니다. 저희 호텔에 입주하신 것을 환영합니다.”키가 작은 남자는 심유진을 피뜩 쳐다보고는 멍해졌다. 그리고 이내 미소를 지어 보였다.“드디어 아가씨를 찾았군요!”그는 말하면서 심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심유진은 놀랐다.호텔의 귀한 손님이 아니었다면 변태로 간주했을 것이다.그녀의 미소는 점점 굳어졌고 그의 손에서 손을 빼내려는 충동을 애써 참았다.“죄송한데...
일곱시면...조수더러 야근을 더 하게 해서 별이를 맡기는 수밖에 없다.“네. 시간에 맞춰서 갈게요.”심유진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육윤엽은 그녀의 손을 내려놓고 손목을 돌려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펼쳤다.“아가씨. 이번에는 연락처를 주실 거죠?”그는 웃으면서 말했다.심유진은 급급히 명함을 내밀면서 말했다.“무슨 일이 있으시다면 혹은 저의 호텔에 의견이나 건의가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을 주세요.”육윤엽은 그녀의 명함을 조심스레 주머니에 넣었다.“그러죠.”**심유진은 미리 별이와 얘기를 하고 아무 곳에나 가지 말고 사무실에서 그녀를 기다리라고 했다.“아...”별이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성에 안 차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저녁에 나 혼자 여기에 있으면 무서운데...”“별이는 혼자가 아니야.”심유진은 그의 통통한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진이형이 같이 있어 줄거야.” ─진이형이란 그녀의 조수다.“하지만 진이형은 말하기 싫어하고 게임도 안하고 너무 재미가 없어요.”별이는 여전히 성에 안차는듯 말했다.심유진은 별이의 이마를 살짝 튕겼다.“불만이 많네?”예전에는 심유진의 말에 토를 달지 않았는데.별이는 혀를 내밀면서 그녀의 팔을 잡고 몸을 붙혔다.“엄마. 허삼촌더러 나를 집에 데려다주라고 하면 안돼? 나는 허삼촌이랑 노는게 너무 좋은데. 허삼촌은 완전 재밌어! 나한테도 무지 잘해줘요!”심유진은 어제밤의 꿈이 떠올랐다.“안돼!”무서움과 당황스러움에 그녀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표정도 평온하지 못했다.그녀의 반응은 별이를 깜짝 놀라게 했다.별이가 움츠러드는것을 보자 심유진은 숨을 길게 들이마시면서 냉정해지려고 노력했다.“허삼촌은 일때문에 바빠서 자꾸 방해하면 안돼.”심유진은 내심히 별이한테 알려주었다.CY의 새 게임이 론칭을 하면서 어제 저녁에 허태준도 본인 입으로 다른 일을 할 새가 없다고 인정했다.별이가 묻는다 해도 거짓말이 들통나지는 않을것이다.“...네.”별이의 어깨는 맥없이 떨어졌다. 얼굴에는 실망이 가득했
심유진은 일곱시 전에 육윤엽이 예약한 룸에 도착했다. 육윤엽은 이미 와있었다.킹호텔에 입주한 손님은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최대 열 명을 수용할 수 있는룸의 최저 소비 가격은 백만 정도 했다.물론 호텔 레스토랑의 평균 가격도 밖의 식당보다 비싸서 백만원은 훌쩍 채울 수 있었다.다만...둘이서 밥을 먹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육윤엽은 심유진에게 메뉴를 주면서 특별히 당부했다.“비싼걸로 시켜요.”심유진은 죄송스러웠다.“저의 호텔 귀객이셔서 최저 소비 제한은 없습니다.”심유진은 거짓말을 했다.이런 일은...그녀가 얘기하기에 달리지 않겠는가?심유진은 가격이 적당한 음식 두 개를 고르고 메뉴를 돌려줬다.“보시고 더 추가 주문하세요.”육윤엽은 레스토랑에서 제일 비싼 음식을 하나씩 시켰다.심유진은 대략 계산을 했다. 아마 다 하면 못해도 160만 정도 될 것이다.돈이 많긴 많네!웨이터도 혀를 내두르면서 귀띔을 했다.“두분이서 이렇게 많이 못 드실 겁니다.”“괜찮아요.”육윤엽은 덤덤히 메뉴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이대로 올리도록 하죠.”“많긴 해요.”심유진도 덧붙였다.절반을 낭비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다.육윤엽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심유진이 겉치레가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얘기인것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타협을 했다.“아가씨가 주문한 음식 두개외에 좋아하는 음식 세 개를 더 시키고 나머지는 취소하도록 하죠.”심유진이 남긴 메뉴는 전부 스페셜 메뉴였다. 메뉴마다 원자재와 조리방식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해줬다.육윤엽은 열심히 들으면서 만족스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아가씨. 다른 회사에 취직할 생각이 없어요?”육윤엽은 장난스레 물었다.“월급은 두 배로 올려줄게. 스톡옵션도 있어요.”“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심유진은 웃으면서 거절을 했다.“이 항업에 습관이 되어서 아직 다른 쪽으로 넘어갈 생각이 없어요.”“그것 참 아쉽군요!”육윤엽은 한숨을 쉬었다.“언제라도 생각이 있으면 연락을 줘요.”“그러죠.”심
심유진은 별이가 걱정되어 중도에 핸드폰을 빈번히 꺼내 조수한테서 문자가 오지 않았는지 체크했다.육윤엽은 그녀가 바빠하는 줄 알고 배려심 있게 말했다.“다른 일이 있으신 거라면 먼저 떠나셔도 됩니다.”“제 아들이요...”심유진은 멋쩍게 웃으면서 말했다.“혼자서 위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마음이 놓이지 않네요.”“아들도 있어요?”육윤엽은 눈을 크게 뜨면서 놀라 했다.“아직 어리기만 한 줄 알았는데!”겉치레인사라 할지라도 심유진한테는 잘 먹혔다.“저도 삼십대예요.”심유진은 말했다.“삼십대라고요?”육윤엽은 한순간 얼떨떨해졌다. 그리고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내 딸도...아가씨랑 비슷하겠네요! 아가씨처럼 전도가 있을 줄은 모르겠지만.”그의 말에는 소화해야 할 내용이 많았다.심유진은 궁금했지만, 눈치있게 더 묻지 않았다.“저보다 전도가 있을 겁니다.”육윤엽은 웃고는 화제를 돌렸다.“얼른 가요! 애가 기다리겠어요.”심유진은 감사 인사를 하고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사무실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심유진은 급히 되돌아갔다. 조수가 혼자 얼굴을 파묻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옆에 별이는 없었다.조수가 이렇게 담담히 있으니 무슨 사고가 난 것 같지는 않았다.심유진도 걱정을 하지 않고 다가가서 책상을 두드리면서 물었다.“별이는요?”조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급히 고개를 들었다.“심 매니저님!”그는 마우스를 내려놓고 보고를 했다.“별이는 허씨성을 가진 분이 데려갔습니다. 그분이 매니저님 친구라 하고 별이도 자기가 그분을 오라고 한거라고 해서 막지 않고 보냈습니다.”“왜 미리 저한테 전화를 하지 않았나요?”심유진은 이마를 찌푸리면서 책망하는 말투로 물었다.“가시기 전에 중요한 일이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당부를 하셔서...”조수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심유진은 기가 막혔다.“별이에 관련된 일이라면 크든 작든 바로 저한테 통지를 주셔야 합니다. 알겠어요?”조수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네!”심유진은 사무실에
별이는 허태준과 집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게임기는 티비와 연결이 되었고 배경음악은 두 사람의 목소리와 어울려져 거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심유진이 도착했을 때는 이런 광경이었다.가슴속의 불꽃은 더 거세졌다. 그녀는 문을 쾅 닫았다. 안에 있던 두 남자는 삽시간에조용해졌다. 얼굴의 웃음기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별이는 게임기를 버리고 바람처럼 달려가 심유진의 품에 안겼다.“엄마 죄송해요!”그는 애교를 부리면서 사과를 했다. 초로초롱한 눈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심유진의 화는 반쯤 가라앉았다. 하지만 심유진은 자신을 설득했다.심유진은 굳은 얼굴로 그를 밀어냈다. 별이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묻어났고 눈에는 눈물이 아른거렸다.“엄마...”별이는 입을 삐죽했다. 목소리도 더 작아졌다.잠깐새로 허태준은 티비를 끄고 현관으로 왔다.“미안해.”그는 심유진한테 말했다.그의 눈은 무거웠고 얇은 입술은 오므리고 있었다. 우월한 기럭지와 아우라때문에 사과를 하더라도 비굴함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당신 잘못이 아니예요.”심유진은 말했다.그가 진짜 잘못했다 하더라도 별이를 너무 예뻐해 거절을 못한게 잘못일 뿐이다.─심유진은 화가 났지만 이 점만은 잘 알고 있었다.“오늘 고마웠어요. 하지만... 먼저 돌아가 주세요.”허태준이 떠나야 심유진은 별이를 교육할 수 있었다.허태준은 대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불쌍하게 옆에 서 있는 별이를 바라보았다.별이도 그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서로 바라보았다. 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그래.”**심유진은 소파에 앉았고 별이는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별이의 머리와 어깨는 축 처졌다.“왜 꼭 허삼촌더러 데려오라고 한 거야?”심유진은 물었다.저번에 하은설이 얘기한 것과 연계를 지으니 심유진도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그녀는 별이가 일찍 철이 들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철이 들 줄은 몰랐다.그녀는 별이의 부탁이라면 다 들어줄 수 있었지만 이것만은...“혼자 있으려니 너무 심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