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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별이는 허태준과 집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게임기는 티비와 연결이 되었고 배경음악은 두 사람의 목소리와 어울려져 거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

심유진이 도착했을 때는 이런 광경이었다.

가슴속의 불꽃은 더 거세졌다. 그녀는 문을 쾅 닫았다. 안에 있던 두 남자는 삽시간에조용해졌다. 얼굴의 웃음기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별이는 게임기를 버리고 바람처럼 달려가 심유진의 품에 안겼다.

“엄마 죄송해요!”

그는 애교를 부리면서 사과를 했다. 초로초롱한 눈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유진의 화는 반쯤 가라앉았다. 하지만 심유진은 자신을 설득했다.

심유진은 굳은 얼굴로 그를 밀어냈다. 별이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묻어났고 눈에는 눈물이 아른거렸다.

“엄마...”

별이는 입을 삐죽했다. 목소리도 더 작아졌다.

잠깐새로 허태준은 티비를 끄고 현관으로 왔다.

“미안해.”

그는 심유진한테 말했다.

그의 눈은 무거웠고 얇은 입술은 오므리고 있었다. 우월한 기럭지와 아우라때문에 사과를 하더라도 비굴함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당신 잘못이 아니예요.”

심유진은 말했다.

그가 진짜 잘못했다 하더라도 별이를 너무 예뻐해 거절을 못한게 잘못일 뿐이다.

─심유진은 화가 났지만 이 점만은 잘 알고 있었다.

“오늘 고마웠어요. 하지만... 먼저 돌아가 주세요.”

허태준이 떠나야 심유진은 별이를 교육할 수 있었다.

허태준은 대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불쌍하게 옆에 서 있는 별이를 바라보았다.

별이도 그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한참을 서로 바라보았다. 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

“그래.”

**

심유진은 소파에 앉았고 별이는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별이의 머리와 어깨는 축 처졌다.

“왜 꼭 허삼촌더러 데려오라고 한 거야?”

심유진은 물었다.

저번에 하은설이 얘기한 것과 연계를 지으니 심유진도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

그녀는 별이가 일찍 철이 들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철이 들 줄은 몰랐다.

그녀는 별이의 부탁이라면 다 들어줄 수 있었지만 이것만은...

“혼자 있으려니 너무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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