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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태준아.”

허태서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얼른 와서 앉아.”

“형.”

허택양도 아는 체를 했다.

“태준아...”

정소월이 그를 불렀다. 목소리가 부드럽고 온화했다.

“돌아왔구나.”

정소월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 웃음에 왠지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숨어있는 것 같았다.

허태준은 허태서의 옆에 앉는 것이 아니라 심유진을 데리고 할아버지 옆에 착석했다. 허태서는 그제야 심유진에게 눈길이 갔다.

“이분은 누구셔?”

허태서가 물었다. 허태준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제 아내입니다. 심유진이라고 합니다.”

심유진이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얼핏 정소월의 낯빛이 창백해지는 것이 보였다. 허택양은 놀란척하며 물었다.

“언제 결혼했어요? 저희한테는 왜 얘기 안 했어요.”

순간 허택양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 같았다.

“저희를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 건 아니죠?”

허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어. 혼인신고만 하고 식도 아직 안 올렸고.”

할아버지도 그 사실을 나무랐다.

“나도 얼마 전에야 알았다.”

허택양은 그제야 더 이상 캐고 들지 않았다.

“결혼식 할 때는 꼭 알려줘요.”

허태준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당연하지.”

“근데 만두는 다 빚었어?”

“아직이요.”

허태준이 대답했다.

“형님이랑 오셨다길래 인사하러 잠깐 나왔어요. 형님이 혹시 예의 없다고 나무라 실가 봐요.”

“이 형님 그렇게 쪼잔한 사람 아니다?”

허태서가 웃으며 대답했으나 허태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럼 인사도 다 나눴으니까 얼른 만두나 만들어와.”

할아버지의 말에 심유진이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정소월도 벌떡 일어났다.

“저도 도울게요.”

심유진이 허태준을 바라보며 대신 거절해 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허태준은 의자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심유진은 정말 당장이라도 고개를 돌려 이 집을 나서고 싶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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