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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고용인들 모두 심유진을 알고 있었기에 고독하게 혼자 문 아래에 앉아있는 그녀를 보자 다들 걱정돼서 다가왔다.

“괜찮으세요?”

심유진은 웃으며 그들을 안심시켰다.

“괜찮아요, 오래 서있었더니 좀 힘들어서 그래요.”

주방에 의자가 없었고 다들 바빠서 의자를 가져다줄 사람도 없었다. 아마 가져다 준다고 해도 심유진이 거절했을 것이다.

반 시간가량 지나자 주방에서 누군가 불렀다.

“만두 다 삶아졌어요!”

심유진은 얼른 일어나서 확인했다. 그리고 먹음직스럽게 완성된 만두를 접시에 예쁘게 담아 방으로 가져갔다. 식탁은 이미 정중앙에 펴져있었고 셰프님들이 만든 요리도 하나씩 올려지는 중이었다.

할아버지는 상석에 앉았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자리에 착석해 있었다. 심유진이 들어갔을 때는 다들 이미 잔을 부딪치고 있었다. 앞접시에 이미 음식이 놓여있는 것을 보니 식사를 시작한 모양이었다. 누구도 그녀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이 생각을 하니 심유진은 갑자기 너무 서러워져 코끝이 찡해났다. 그녀는 또다시 눈물을 참으며 억지로 웃었다.

“만두 다 됐어요!”

심유진이 먼저 할아버지 앞에 한 접시를 올려놓고는 다른 손님들 쪽에도 올려놨다. 그리고 그제야 허태준 옆에 앉았다.

“고생했네.”

할아버지가 심유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가 왠지 아까 열정적으로 맞이해 주실 때의 웃음 하고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허태준의 얼굴에도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그냥 직원들에게 앞접시를 하나 더 달라고 해서 심유진 앞에 놓아줬을 뿐 그 뒤로 아무런 말이 없었다.

“죄송해요, 이렇게 고생하셨는데 기다렸다가 같이 식사할 걸 그랬어요.”

결국 먼저 사과를 건넨 건 허택양이었다.

“원래 부르러 가려고 했는데 태준 형님이 괜찮다고...”

“네, 괜찮아요.”

심유진은 자연스럽게 허태준 편을 들었다. 허태준은 냉담한 말투로 얘기했다.

“날도 추운데 할아버지께서 찬 음식 드시면 안 되잖아요.”

“맞아요.”

심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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