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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사영은”이라는 이름은 조금 나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허태준네 가족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놀라워하지 않았다. 허태준 부모님은 오히려 표정이 확연히 어두워진 것 같았다. 몇 명은 아예 고개를 숙이고 몰래 웃기까지 했다. 이 반응은 심유진이 예상한 것과 반대였다 뭐가 문제인지 몰라 심유진은 당황해하고 있었다.

“정말 신기한 우연이네요!”

허태서가 이 적막을 깨뜨리며 말했다. 왠지 비웃음이 가득한 말투였다.

“태준이도 그때…”

“태서야!”

허태준의 아버지가 말을 끊었다. 위엄 있는 목소리에 허태서도 목덜미를 긁적이며 입을 다물었다. 어머님이 재빨리 대화 주제를 바꿨다.

“왜 이렇게 말랐어. 많이 먹어 얼른.”

어머니는 계속 심유진의 그릇에 음식을 담아줬다. 더 이상 함부로 말을 하지 못하도록 입을 막으려는 것 같았다. 이 일 때문에 식사 자리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고, 그 뒤로 아무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다들 다시 거실에 모여들었다. 심유진은 여전히 어머님 곁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사님이 여러 가지 과일을 접시에 담아 가지고 왔다. 심유진은 딸기를 좋아했기에 시선이 저도 모르게 딸기에 꽂혔다.

허태준 어머니는 그런 눈치가 매우 빠른 사람이었다. 그래서 심유진의 마음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딸기는 유진이 앞에 놔줘.”

하지만 집사님이 그쪽으로 다가가기도 전에 허태준이 이를 제지했다.

“손님 먼저 드려야죠. 소월이 앞에 놔주세요.”

정소월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허태준이 이런 행동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니에요! 유진 씨한테 드리세요. 처음 온 건데 더 챙겨줘야죠.”

정소월은 친절하게 얘기했지만 심유진은 그 말속에 자신을 향한 도발이 숨겨져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허태준은 아예 과일 접시를 가져다가 정소월 앞에 내려놓았다.

“딸기 좋아하잖아.”

중저음의 그 목소리가 유달리 따뜻하게 느껴졌다. 정소월은 얼굴을 붉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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